◆HP의 구축사례
가상화 시스템의 매력적인 원가 절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당초 금융권에서의 도입이 느리게 진행된 것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전산시스템 유지 비용이 조금 더 든다고 해도 최고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면 은행은 높은 비용을 치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단 1초의 시스템 오류가 자칫 수천억원의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은행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상화 시스템의 안정성이 긴 시간을 두고 입증됐다. 이제 금융권에서도 가상화 솔루션 도입은 일종의 큰 흐름이 돼 가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명동 본점 19층에 위치했던 딜링룸을 2층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데스크톱형 워크스테이션과 PC를 블레이드워크스테이션 140대, 블레이드PC 160대 등 모두 블레이드형으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은 블레이드 시스템을 딜링룸이 아닌 본점 전산센터에 설치하고, 딜링룸에는 소형 접속단말기만을 두는 신 클라이언트 환경으로 전환했다. 블레이드 공급 및 신 클라이언트 환경 구축은 한국HP가 맡았다.
딜링룸이 완전무결의 전산환경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HP 솔루션의 안정성도 완벽히 검증된 셈이다.
이번 시스템 교체로 외환은행 딜링룸 근무자는 책상에 놓인 단말기를 통해 중앙 전산센터에 위치한 워크스테이션과 PC 여러 대에 동시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한다. 신속성과 정확성이 필요한 주문처리 업무는 워크스테이션을 거치며, 정보 조회 및 분석 업무는 PC를 이용한다. 모든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은 각 사용자 단말기가 아닌 중앙 블레이드 시스템에 저장된다.
핵심업무를 처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중앙에 있어 가용자원을 근무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시스템 구축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근무자의 책상 주변에 각자의 데스크톱을 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수많은 컴퓨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실내 온도를 냉각시켜야 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IBM의 구축사례
IBM은 메인프레임 최신기종인 ‘시스템 z10(이하 z10)’을 앞세워 국내 금융권 서버 시장을 급속히 장악해 나가고 있다. z10은 시스템이 차지하는 공간과 소모하는 에너지 비용을 최고 85%를 줄일 수 있는 절전형 친환경 서버다. 서버가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이 줄어들면 냉각에 소모되는 전기에너지와 서버실 건축비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매년 수십대, 수백대의 서버를 증설하는 기업이 서버 통합을 추진하면서 메인프레임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30년 이상의 무정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고, 역사상 해킹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유일한 시스템으로 탁월한 보안성을 제공하는 점도 전산 담당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KB국민은행은 차세대 코어 뱅킹 시스템 플랫폼으로 z10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KB국민은행의 여러 사업단위를 모두 통합, 향후 유연하고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z10의 뛰어난 공간·에너지 절약 효과는 초기 투자 비용회수 기간을 크게 단축해 준다.
외환은행도 최근 외환카드 주전산기의 z10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IBM은 기존 z990 고객인 외환은행에 z10 EC(엔터프라이즈급) 3대를 공급했다. 메인프레임의 병렬 시스플렉스 기술을 통해 고객 업무 중단 없이 마이그레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로써 외환카드는 기존 z990 대비 최고 3배 빠르고 2배 확장된 용량의 z10을 주전산기로 활용하게 됐다. 또, 주전산기의 운영 최적화는 물론이고 단위 MIPS당 운영 유지비용을 낮추는 총소유비용(TCO) 절감효과를 얻게 됐다.
김영 외환은행 IT 운영부장은 “성공적인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주전산기의 필수 용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시스템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z10을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서비스 혁신을 이뤄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은행도 z10 도입에 적극적이다. 종전 IBM의 z9을 사용했던 기업은행은 최근 총 6대의 z10 EC를 도입,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다. 기업은행 측은 이번 z10 도입을 통해 운영을 최적화, 전산시스템 유지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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