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경청은 말하기를 고취하고 훌륭한 말하기는 경청을 고취한다. 어떻게 듣는지가 말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똑같은 내용의 강의를 하는데도 준비하지 않은 애드리브까지 풍성하게 나누는 일이 있는가 하면 당초 준비한 대로도 이야기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일이 있다. 학습자 반응이 강의를 좌지우지한다. 말할 때 돌아오는 순환 반응이 다음 대화를 이어가기도 하고 끊기도 한다. 침묵도 다 똑같은 것 같지만 품질이 다르다. 차갑고 오싹한 침묵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격려의 침묵이 있다.
경청을 제대로 배우려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청각장애인을 따라해야 한다. 청각장애인의 경청은 절실하고 간절하다.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그들은 상대방의 눈을 보며 집중한다. 한 번에 한 사람하고만 수화한다. 수화는 계속 바뀌므로 이해하지 못할 때는 질문한다. 그리고 알아들으면 들었음을 표현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전화를 받으면서 메신저를 하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딴생각을 하기도 하며, 회의에 참여하면서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못 알아들어도 ‘모르겠습니다’라고 고백하지 못한다. 멍청한 사람으로 인식될지 걱정하다가 진짜 멍청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상대에게 내용을 알아들었다는 표현까지 해야 하는데 깜빡 잊고 무표정한 표정을 짓는다.
잘 들었다면 상대에게 리액션을 해주자. 응대어에도 종류가 있다. ‘물론, 그렇지요, 나도 그래. 맞아 맞아’ 하는 동의의 맞장구가 있는가 하면 ‘그래서, 그 다음은’ 등의 유도하는 응대어가 있다. ‘이렇게 해서 그렇게 됐다는 거구나’ ‘오, 그래, 음’ 등의 추임새형 맞장구도 있다. 이제 ‘온몸’으로 듣는 사람이 되자. 두 눈과 두 귀와 마음으로만 듣지 말고 입으로도 듣자. 말하는 사람과 보조를 맞춰 공감대를 형성하고 말하는 사람의 몸놀림, 얼굴 표정, 목소리 패턴을 흉내내어 반응을 보이는 것도 경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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