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판매망 50여개국으로 확대

팬택계열이 이르면 하반기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 또 올해부터 공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서 2011년까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이전 수준인 50여개국으로 해외 판매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15일 전자신문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e메일, 풀 브라우징 등 스마트폰 핵심 기능을 구현하기에 좋은 환경이 왔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팬택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팬택이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은 3인치 이상의 풀 터치스크린에 윈도 모바일 기반 제품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팬택은 미국 시장에 제한적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국내에 출사표를 던지기는 처음이다. 팬택이 휴대폰 중에서 가장 하이엔드 제품인 스마트폰에 욕심을 내면서 기업개선 작업에도 훨씬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달 19일로 기업개선작업 만 2년을 채운 팬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흑자 신화’ 실현이 확실시된다. 박병엽 부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 흑자 기조 정착과 핵심 개발 역량을 비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하반기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1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해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기조라면 올해 매출 2조원에, 순익 1300억원은 가능하다고 낙관했다.
팬택은 지난 1분기 잠정 집계 결과 매출 6000억원, 순익으로는 세 자릿수를 달성해 7분기 연속 흑자 기조 구현에 성공했다. 지난 2007년 4월 기업개선 작업에 돌입한 이후 확실하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팬택은 지난 2년 동안 한정된 자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픽스 앤드 맥스(FIX & MAX)’ 전략을 통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해외 자체 유통망 투자가 많은 오픈마켓 사업을 철수하고 수출 국가와 모델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2003년을 전후해 50개국에 달하던 수출 지역이 미국·일본·멕시코 등 10여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도했던 팬택으로서는 큰 아픔이었다. 그러는 사이 국내에서 3G 휴대폰 히트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2년 동안의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해외 시장 회복의 우선 지역은 유럽이다. 이미 복수의 이통사가 내년 휴대폰 라인업에 팬택계열 제품을 소싱하기 위해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사업의 버팀목이었던 미국 시장도 승부처다. 박 부회장은 “내년 제품 라인업 개발을 위해 본사 연구진이 각국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워크아웃으로 철수했던 유럽·러시아·중남미·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지역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팬택은 또 스마트폰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비중도 크게 높인다. 박 부회장은 “올해 연구개발에만 2700억원가량을 투자해 차세대 휴대폰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000억원와 비교하면 3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5%에 달한다.
강병준, 양종석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