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일본에서 열리는 일 최대 전자정보통신박람회 ‘CEATEC’에서 출품될 프로토타입 하나가 벌써부터 가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셋톱박스다. 모토로라가 KDDI에 공급할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을 넘어 전방위 가전 제품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 상용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지원 세력이 결집하면서 셋톱박스 외에도 TV·인터넷전화·노래방기기·디지털액자 등 다양한 제품에 안드로이드가 적용될 날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일본 안드로이드 지원군 출범=EE타임스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 활성화 움직임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지난 2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가전 제품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출범한 ‘오픈임베디드소프트웨어재단(OESF)’이 그것이다.
이 재단에는 현재 ARM·KDDI·일본케이블연구소·후지쯔 등 25개 기업이 참여 중이며 인텔·프리스케일·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OESF는 곧 셋톱박스·VoIP·네트워크 및 보안·시스템 코어·애플리케이션·마케팅 교육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워킹그룹을 결성,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의 실질적인 확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올 여름에는 한국과 대만에도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아시아 전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목표다.
미우라 마사타카 OESF 회장은 “안드로이드 활성화의 기회가 예상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가오고 있다”며 “셋톱박스에 이어 일본 JVC가 안드로이드 기반 TV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짜’와 ‘개방성’으로 승부=조사업체인 인스탯의 짐 맥그레거는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네 단어로 요약했다. ‘리눅스’ ‘오픈 소스’ ‘무료’ ‘단순함’이 그것이다.
특히 가전업체들은 ‘공짜’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안드로이드가 ‘임베디드 커널’ 형태로 개발됐다는 점도 가전 업체에 어필하는 대목이다.
당초 안드로이드가 휴대폰용 OS로 개발됐지만 임베디드 커널 모델이기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적용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짐 맥그레거는 “리눅스와 같은 다른 오픈소스 솔루션과 달리 안드로이드는 구글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등에 업고 있어 한층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단순함, 양날의 칼=하지만 반대로 ‘단순함’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줌미디어플러스의 창업자인 크리스 피셔는 “현재 안드로이드는 너무 기본적이고 덜 발달된 상태라서 좀더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가전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품에 맞게 따로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줌미디어플러스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제품의 성능을 측정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툴을 제공,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나섰다.
◇OESF, “우리는 다르다”=전문가들은 OESF의 탄생을 놓고 과거 일본에서도 각종 리눅스 지원 세력이 대거 등장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례를 들면서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OESF는 기존 컨소시엄들이 더딘 의사결정 과정을 채택, 실익을 거두지 못한 전철은 밟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상용화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은 참여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끌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인스탯의 짐 맥그레거는 “지난 수십년간 IT·가전 업계의 양대 흐름은 ‘휴대성’과 ‘인터넷’이며 이를 감안할 때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TV와 넷북, MP3플레이어 등이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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