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중국 정부가 내수를 활성화하고 농촌지역의 가전제품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이 시행 2개월을 맞으며 일부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1일부터 2개월째 시행되고 있는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이 제품 판매업자들의 농간과 행정적인 문제로 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판매업자들은 가전제품에 포함된 보조금 지급 표식을 제거해 세금을 탈루하는 것을 비롯, 농민의 보조금을 가로채고 제품가격을 마음대로 인상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가 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장소가 멀어 농민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인민일보가 자체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안후이(安徽)성 쓰 셴(泗縣)에서 가전매장을 운영하는 쑨(孫)모씨는 지난 3월18일 컬러 TV를 판매하면서 가격보조금 지급을 알려주는 카드를 빼놓고 판매했다. 쑨씨는 TV를 판매한 후 정부에 보조금신청이 이뤄지면 세 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보조금 카드를 감췄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결과 일부 전 제품 판매자들은 보조금 지급카드를 숨겨 탈세함은 물론 농민의 보조금까지 가로채고 있다는 것이다.
안후이성 쑤저우시(宿州市)의 류샤오원(劉孝文) 상무국 내무역발전과 과장은 농촌 가전제품 판매업자들은 농민 출신이어서 판매자들이 보조금을 받으러 와도 일반 농민과 차이를 식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가전제품 매장에서는 보조금 지급대상 표식을 찢어버린 후 일반 제품으로 둔갑시켜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대상 가전제품의 가격을 대부분 원래 소비자 가격보다 낮췄기 때문에 판매상들이 이익을 더 보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보조금 지급대상 가전제품에 붙어 있 는 찢어지기 쉬운 보조금 표식 대신 해당 제품에 지워지지 않도록 표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한 중국 가전제품 제 조업체는 보조금지급 대상 기업으로 선전된 후 관련 제품을 1천899위안에서 2천199위안으로 올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가전하향’ 정책은 또 중국 산둥(山東)과 안후이 성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위한 행정적인 문제들이 농민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후이성의 주민 45명은 설문조사에서 가전제품 구입 보조금의 효율성을 높이고 보조금을 1주일 안에 받기를 희망했다.
산둥성에도 조사대상 7~8명의 농민은 가전용품을 산 후 1개월만에 보조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산둥성 지난(濟南)시 창칭구(長淸區)의 저우(趙)씨는 “작년 5월 냉장고를 샀으나 정부의 일처리에 문제가 생겨 보조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농민 징샤오롱(鄭效龍)은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재정소(財政所)’가 멀리 있어 한번 다녀오려면 매우 힘들고 차비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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