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 유튜브의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한 뒤 촛불 정국 이후 수그러들었던 ‘사이버 망명’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12일 주요 포털 등에서 누리꾼들은 한국 정부에 맞선 구글의 결정을 옹호하면서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로 옮겨 인터넷 규제를 피하자는 ‘사이버 망명론’이 힘을 얻고 있다.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누리꾼이 주축으로 ‘세계 아고라 정의 포럼(cafe.daum.net/naneoneonaism)’이라는 카페를 개설해 사이버 망명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 말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대한민국 네티즌 망명지(www.exilekorea.net)’가 개설되기도 했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누리꾼 망명지는 어디까지나 보완책이고 자료백업을 위한 차선책이며, 다른 곳들이 모두 무너질 것에 대비한 최후의 보루”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당장 파급력을 갖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인터넷산업의 위축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일반 이용자들의 사이버 망명 참여는 미미할 것이고 적극적인 인터넷 이용자중 일부만이 해외 사이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인터넷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활성화를 주도한 적극적인 이용층이 해외 사이트로 주 활동무대를 옮기면 새로운 인터넷 기술 및 서비스 발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에 진출한 해외 사이트들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는데다 해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이용도 간편한 상황에서 일반 이용층도 해외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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