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미국 애플로부터 8기가비트(Gb) 낸드칩 1억개 생산 주문을 받았다. 1억개는 300㎜ 웨이퍼 기준 15만∼16만장을 찍어내는 양으로 삼성이 월 16만장의 낸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물량으로 상당한 규모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한국과 대만의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한국이 시장 지배력 확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달 애플에서 4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은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의 공급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산량이 많은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의 대량 주문은 이 회사가 오는 6월 8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 아이폰 모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2분기 낸드 메모리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한 증산 검토에 들어갔다. 실제 삼성은 낸드 메모리 생산량을 300㎜ 웨이퍼 생산 기준 월 16만장에서 월 2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생산량에서 낸드 비중을 20% 이상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도시바를 제치고 애플의 주문을 따내면서 올 전체 낸드 수요의 60% 이상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40나노급 제품에서 도시바보다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검증받았다. 50나노급 제품 양산에 머문 마이크론보다 원가 경쟁력이 앞서기 때문이다.
애플의 대량 주문을 시작으로 낸드 메모리의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아졌다. 메모리 가격이 2분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주력 제품의 공급 계약가는 공급업체들이 선적물량을 조정하면서 이달에만 16%가 올랐다.
한편 경제 전문지 포천은 애플이 올해 출시를 목표로 아이폰 신제품 500만∼600만대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순 애플이 새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아이폰3.0 발표 이후 이통사들의 무약정 판매, 공급가 인하 등에 나서면서 신제품 출시에 앞선 재고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시장조사 업체 카우프만 브러더스의 쇼 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3종의 아이폰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당초 9월께 450만대가량의 새 제품 출시가 예상됐지만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출시 시기가 6∼7월이 될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안수민·이정환기자 smahn@etnews.co.kr
경제 많이 본 뉴스
-
1
4인터넷은행 2주 앞으로···은행권 격전 예고
-
2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
3
미국 발 'R의 공포'···미·국내 증시 하락세
-
4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
5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6
이제 KTX도 애플페이로? 공공기관도 NFC 단말기 확산 [영상]
-
7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8
보험대리점 설계사 10명중 1명은 '한화생명 GA'…年 매출만 2.6조원
-
9
[ET라씨로] 참엔지니어링 80% 감자 결정에 주가 上
-
10
메리츠화재, 결국 MG손보 인수 포기…청·파산 가능성에 '촉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