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특허인재 양성해 미래를 준비하자

Photo Image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로 옮겨가면서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 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특허 분쟁과 관련해 기쁜 소식과 나쁜 소식이 동시에 들려왔다. 기쁜 소식은 서울반도체가 LED 시장의 선두업체인 일본 니치아와 오랜 기간의 특허분쟁을 마무리하고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삼성전자가 한 일본회사가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패소(일본 도쿄지방법원)했다는 것이다.

 두 사례에서 보듯이 특허분쟁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선발기업이 자사의 핵심특허를 경쟁기업의 시장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 경영활동에서 특허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경영전략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은 대기업과 일부 특허분쟁 경험을 가진 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이러한 특허환경에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강한 특허보유가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특허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 특허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2007년 특허청이 연구개발 수행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식재산 전문 인재상 연구 및 수요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약 90%에 특허 전담부서가 없었고, 특허 전담인력이 없는 기업도 80%나 됐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대기업과 달리 자금과 인력 부족 등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소기업은 국내외 특허분쟁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기 위해 특허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쩌면 영세한 중소기업에는 사치스럽거나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중소기업의 고민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특허청은 얼마 전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을 시작했다.

 이는 한마디로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현장 밀착형 무료 특허교육이다.

 기업이 원하는 수준에서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전문가가 직접 방문하는 교육이어서 중소기업의 관심도 높다.

 상반기에만 수도권, 충청권 등 전국에서 46개 기업이 신청했고 그중 중소·벤처기업은 40개로 87%를 차지했다. 교육을 받은 기업 관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찾아가는 특허교육이다 보니 기업에서 편한 시간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또 이론보다는 분쟁 사례나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실무 중심 교육으로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초기라서 부족한 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중소기업의 의견을 꾸준히 듣고 반영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생존 경쟁의 원리를 함축한 말로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것이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종은 계속 살아남아 번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반면에 적응하지 못하는 종은 도태되다 결국 멸종하게 된다는 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기업은 살아남는 반면에 그렇지 못하는 기업은 소리없이 사라질 것이다. 최근의 경영환경을 ‘특허에 강한 몇몇 기업만이 생존하는 시대’라고 지칭한 야마지 게이조 일본 캐논 회장의 말처럼 기업의 체질을 특허친화형으로 바꾸는 기업만이 미래에 살아남게 될 것이다. 요즘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기지개를 한껏 켜고,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으로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 되자.

 김원중 특허청 차장 wjk5063@kipo.g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