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쓰리엠, 성장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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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LCD 광학필름 업체인 3M의 한국 법인인 ‘한국쓰리엠’이 지난 2003년이후 5년만에 처음 지난해 연매출 1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LCD 광학필름의 마진 압박이 갈수록 심한데다, 이 가운데 3M이 독점하고 있는 이중휘도향상필름(DBEF)도 워낙 단가가 높아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이 구매 물량과 가격을 강하게 통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 들어 TV를 비롯해 모니터·노트북PC용 LCD 패널에 DBEF 필름 채용이 또 다시 늘어나면서 3M의 전성기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쓰리엠(대표 프랭크 알 리틀)은 지난해 9536억여원의 매출액에 911여원의 당기순익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 가까운 영업이익율은 전세계 LCD 광학필름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6.7%, 36.2%씩 대폭 축소됐다. 특히 한국쓰리엠이 연 매출액 1조원대에서 물러나기는 지난 2003년이후 5년만의 처음이다. 당기순익도 지난 2007년 1665억원에서 작년에는 870억원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 2007년만 해도 1조1442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은 1428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쓰리엠은 지난해 미국 3M 본사에 지급하는 기술도입료를 비롯, 판매촉진비·접대비는 오히려 전년보다 늘었다.

이처럼 한국쓰리엠의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은 LCD 광학필름에 대한 지속적인 판가 압박에다 지난해 4분기부터 LCD 패널 시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쓰리엠의 경우 사무용품·전자·통신·의료·산업재 등 다양한 소재 사업 가운데 LCD 광학필름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전세계 LCD 패널 업계 1, 2위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LCD 패널 시장에서 3M이 독점하고 있는 DBEF를 앞세워 다시 기세를 올리는 분위기다. 최근 LCD 패널 업체들의 친환경 제품 채용 움직임과 원가 절감 노력으로 백라이트유닛(BLU)의 광원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수가 크게 줄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CCFL 광원수가 줄어든 만큼 LCD 패널의 휘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선 DBEF외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서는 DBEF 필름의 주 수요처인 TV용 패널은 물론이고, 노트북·모니터용 패널까지 DBEF 채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LCD 패널 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DBEF 대체용 필름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품질이 3M 수준을 못 따라온다”면서 “특히 3M이 CCFL의 환경 유해성 등을 강조하며 DBEF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