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곰팡이가 잘 자라네.” 남편의 비아냥에 뒷목이 뻣뻣해지도록 화가 난다. 갑자기 “말할 자격 있어? 같이 직장 생활하면서 왜 내게만 책임을 씌워? 당신은 이번 주에 몇 시에 들어왔어?” 할 말이 너무 많다. 직장에서도 ‘이걸 보고서라고 썼냐, 머리는 장식인가’라는 상사의 공격에 ‘어제 맡겨놓고 무얼 더 바라냐, 맨날 야근인데 내가 봉이냐’라며 대들고 싶다. 반박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비수 같은 말뿐이다.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냉장고에 곰팡이가 잘 자라네’라는 남편의 말에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속상해. 나도 이번 주 내내 너무 바빴잖아. 같이 지금 치울까’로 답하면 훨씬 적극적으로 내 의사를 밝히는 것이 된다.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현재 내 처지와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미래지향적이다. 상사가 타박하면 ‘어제 요청하셔서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까요’가 더 낫다.
안 좋은 상황에서 내 의견을 말할 때는 ‘You-message’로 하지 말고 ‘I-Message’로 하자. “What’s your Name?”보다 “May I have your name?”이 부드럽다. 상대가 주어가 되면 상대 행동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내가 주어가 되면 내가 원하는 바와 생각을 이야기하게 된다. “너, 숙제 할 거야, 말 거야?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보다 “엄마는 주희가 숙제를 안 해서 많이 걱정돼. 난 지금 빨리 하면 좋겠어”가 호소력 있다. 사람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상대 행동을 단정짓고 비하하고 나무라면 저항하고, 핑계대고 재반격한다. 내 뜻과 내 바람을 고백하면 거기에 공감하고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간은 스스로 깨달았을 때 가장 강한 확신을 얻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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