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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미국산 계측장비가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과학기술의 결정체인 3단 우주로켓을 발사하려면 전자, 화학, 기계, 유체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정밀 계측장비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북한 로켓개발에 사용된 계측장비는 일부 러시아제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서방국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주로켓의 자세를 제어하는 전자회로 개발에는 로직 애널라이저란 장비가 필수적이다. 북한은 2000년대에 들어와 미국 애질런트사의 구형 로직애널라이저 16500시리즈를 중국에서 밀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로켓추진체의 액체연료 상태, 엔진온도변화, 진동특성 등을 측정하려면 북한이 그토록 싫어하는 미국, 일본 등 서방의 계측장비를 쓰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에 따라 북한을 비롯해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에는 서방의 첨단 계측장비 수출이 엄격히 통제된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를 통해서 중고 계측기기를 밀수입하는 루트까지 완전히 차단할 방법은 없다.
국방용 계측기를 유통하는 한 판매상은 “북한이 30년간 로켓개발에 매달렸다지만 열악한 경제상황에 비춰 최신 계측장비를 갖추진 못했을 것”이라면서 “북한로켓이 위성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도 첨단 계측장비를 이용해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북한이 밀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애질런트의 구형 로직애널라이저 16500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