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MS OS 전략 변경?...2010년 4월까지 HP에 윈도XP 공급

 

 미국 IT 전문 매체인 애플 인사이더는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대 PC 업체인 HP에 내년 4월까지 윈도XP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HP 관계자는 “윈도XP는 비즈니스용 데스크톱PC와 워크스테이션·노트북 등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윈도XP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비스타를 출시하면서 단종되기 시작한 운영체계(OS)다. PC 제조 업체에 공급되는 기업용 윈도XP는 작년 6월부터 판매가 중단됐으며 조립PC에 탑재되는 윈도XP도 올해 1월 말부터 단종됐다. 단 저가형 노트북인 넷북엔 기술적인 이유로 2010년 6월까지 공급된다.

 

 ◇뉴스의 눈

 마이크로소프트(MS)는 3년마다 새 OS를 발표해왔다. 가장 최근에 내놓은 것이 윈도비스타다. MS는 2007년 1월 윈도비스타를 출시하면서 윈도XP의 비중을 줄여 나갔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신상품인 윈도비스타 쪽으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윈도XP는 MS에게 효자 상품이었지만 한편으론 걱정거리였다. 출시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전세계 OS 시장을 ‘장기집권’해 MS로선 새 OS를 팔 기회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인 넷어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윈도XP의 시장 점유율은 3월 현재 여전히 60% 상회한다. 반면 비스타는 MS의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20%대에 머무른다.

 이런 이유로 단종을 결심한 MS가 HP에 윈도XP 공급을 재개한 건 의외로 받아 들여진다. HP가 세계 1위 PC 업체인 점을 감안해 예외로 둔 것인 지, 아니면 MS의 OS 판매 전략이 바뀐 것인 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MS는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MS는 비스타 수요를 끌어 올리기 위해 XP를 철저히 배척했다. XP를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비스타로 만회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소비자들은 느리고 ‘무거운’ 비스타를 참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불만에 PC 업체들도 윈도XP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MS는 이에 윈도XP 공급 시한을 한 차례 연장하기도 했다.

 MS가 XP 카드를 다시 만지기 시작한 건 시장에 공백을 두지 않기 위해서다. MS는 비스타의 단점들을 개선한 윈도7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윈도7은 아직 검증 되지 않은 제품이다. MS로선 윈도7이 자리 잡기 전 윈도XP를 앞서 단종해 시장에 또 다시 혼란을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MS는 윈도7 사용자가 윈도XP로 다운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MS는 본사 정책 변화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윈도XP 공급 재개 여부도 전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건일·문보경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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