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KB신용정보 올랩 시스템

　 채권추심 업무. 어떻게 보면 채무자에게 빌린 돈을 받아내는 단순한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일부 악성 채권추심기업들로 인해 채권추심 업무 자체가 매우 낙후된 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채권추심 업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데이터 분석 과정이 필요하다. 당연히 IT가 뒷받침돼야 한다. 복잡한 통계 툴과 IT분석기법을 활용해야만 채권추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KB금융지주 계열 KB신용정보는 KB금융지주의 고객을 포함, 외부의 고객을 대상으로 채권추심, 임대차조사, 신용조사, 민원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채권추심업무의 비중이 가장 높다. KB신용정보는 지난 2005년 실시한 IT부문에 대한 ‘헬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협업의 요구에 보다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IT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당시 마련된 IT비전과 중장기 전략에는 현업 대응을 위한 ‘올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었다.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할 때 수많은 관련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현업의 요구가 거셌다.

이에 따라 KB신용정보 정보시스템부는 지난 2006년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착수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왜 전사 차원에서 분석 툴이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예산집행도 쉽지 않았다. 이후 프로젝트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재추진되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 프로젝트 구축에 착수, 11월에 완료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보통 올랩 구축 프로젝트는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처럼 프로젝트를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었던 원인은, 지난 2006년 추진했다 연기된 이후 꾸준히 현업과 준비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보시스템부는 분석자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업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진행했고, 이를 통해 영업부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다. 실제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에는 가장 분석 보고서를 많이 다루는 영업부 실무 직원 한 명이 프로젝트 팀에 투입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개발자가 시스템을 구축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현업 담당자가 테스트를 진행해 개선사항이나 보완사항을 찾아, 시스템에 반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업의 요구사항을 적절하게 반영한 정형적인 분석보고서 120여종과 비정형 분석보고서 20여종에 대한 툴을 모두 개발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업 인력은 프로젝트 완료 후 다른 현업 사용자들에게 전도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단 한 명이었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명의 영향과 효과는 매우 컸던 것이다.

그렇다고 개발 작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는데, 기존에 전산부서 내에서 올랩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다. 이를 어떻게 테스트해야 할지 등의 고민이 특히 많았다. 프로젝트 기간 중에도 일부 경영진과 현업에서는 프로젝트 결과를 놓고, 정말 효과가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의 내부 인력과 3명의 외주 인력은 철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진행, 과거 3일에서 5일 걸리던 데이터 분석작업을 현업에서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구현했다. 결국 속도가 빨라진 것을 보고 경영진과 현업도 프로젝트팀에 힘을 실어 주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함용진 전산부 과장은 “현재 본사 영업부에서 데이터 분석 자료를 활용 중이고 지난 12일부터 전국 18개 지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며 “이번 교육이 완료되는 4월 24일 이후에는 전국 지점에서 쏟아진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추가 개발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다소 큰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 도입된 솔루션은 KB금융지주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의 표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로 사용된 IBM의 코그너스다.

【미니인터뷰】박성기 KB신용정보 전산정보부장

―올랩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배경은.

▲그동안 축적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현업에서 분석 자료를 산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워했다. 결국 축적된 정보의 효율적 활용과 신속·정확한 정보 분석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종 사용자의 계층별 분석업무 및 의사결정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보다 쉽게 보고서를 만들 수 있는 환경도 필요했다.

―프로젝트는 어떻게 추진됐나.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첫째는 데이터 마트를 구축해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전사적인 단일 정보원천으로 정합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는 데이터 접근성을 높여 사용자 위주의 분석환경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데이터 표준을 통해 정보업무 체계 개선을 추진했다.

―올랩 시스템 가동에 대한 효과는.

▲아직은 효과를 측정하는 게 쉽지 않다. 지점 요구사항까지 모두 반영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기대되는 효과는 다양한 실적 분석을 통한 업무 분석 능력 제고,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현업 분석 업무의 직접 수행에 따른 전산업무 효율성 증대, 올랩 마트 구축으로 인한 데이터관리 용이성 등이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