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황제’인 구글도 통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종합 포털의, 중국은 토종 검색 포털 바이두의 입지가 굳건하다.
구글이 인터넷 인구 3억명인 중국 시장을 뒤흔들 획기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른 나라에선 유료로 파는 음악을 공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4대 음반사(EMI·워너·소니·유니버설), 120개 독립 음반사와 손잡고 중국에서 무료 음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에 접속해야 들을 수 있는 일회성 스트리밍이 아니다. 네티즌이 PC에 소장할 수 있게 음악을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준비한 음악은 무려 35만곡이다. 4월에 110만곡으로 늘어난다.
음반 업체 측에선 음악 판매를 거의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복안을 세웠다. 바로 광고 수익이다. 음악을 찾기 위해 구글을 방문한 네티즌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수익을 음반 업체들과 나누는 것이다.
이 제휴는 구글은 물론이고 세계 음반 업계에 큰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을 성공적으로 끌어 모은다면 중국 검색 시장 점유율이 28%에 불과한 구글로선 62%의 바이두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불법복제에 시달리는 음반 업계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음악의 99%가 불법 복제된 파일이다.
컨설팅 업체인 BDA차이나의 던컨 클라크 회장은 “구글의 무료 음악 서비스는 중국 내 음반 회사들을 사장시키거나 아니면 시장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혁신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에서 돈을 내고 음악을 구입하려는 젊은 세대를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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