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월스트리트저널에 특별 기고

이명박 대통령이 금융위기 극복 전도사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각)자에 ‘한국은 어떻게 금융위기를 해결했나-세계가 우리의 과거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이명박 대통령 특별 기고를 게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올해 들어 외국 정상의 특별 기고문을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국내 현직 대통령이 월스트리저널에 기고문을 게재한 것도 처음있는 일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지난해 11월 워싱턴에 모인 G20 정상들은 올해 1분기 말 경이면 세계가 금융위기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계 각국은 아직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힘든 여정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 런던 G20 정상 회담에서는 금융위기 해결, 특히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을 제거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90년대 말 금융위기를 겪고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한국은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교훈을 갖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은 외환위기 당시의 위기 극복 요인을 6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점진적인 조치보다는 과감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부실자산 정리와 금융기관 자본 확충을 위해 지난 97년부터 2002년까지 GDP 대비 32.4%에 해당하는 1276억달러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자본 확충과 부실채권 정리를 동시에 적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자산관리공사라는 특화된 독립기관을 설립해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한편 예금보험공사로 하여금 자본 확충 업무를 맡도록 한 예를 들었다. 이외에도 부실자산 정리의 정치적 수용, 부실자산 정리 대책의 시한명기 및 인센티브 조치, 민간 자본의 부실정리 참여, 모든 형태의 금융 보호주의 배격 등의 경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 2일에는 CNBC와의 인터뷰 등이 예정돼 있는 등 세계 유수 언론으로부터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대통령의 기고문을 실은 것은 지난해 11월 G20에서의 새로운 무역장벽 도입금지 원칙(스탠드 스틸) 제안 이후 이번 2차 회의에서도 정상간 합의 도출에 기여할 이 대통령의 글로벌 금융리더로서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98년에 창간, 미국내 최대 발행부수(약 200만부)를 자랑하는 최고 권위 경제전문 전국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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