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불황기의 인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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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후퇴기엔 사람을 보는 관점도 바뀐다. 특히 경영자 측에선 별로 능력도 없어 보이고 실적도 못 올리는 직원이나 조직을 이참에 아예 정리해보자는 유혹을 느끼기 쉽다. 어차피 사람 하나 없다고 해서 매출에 큰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매출에 지장이 생기기는커녕 회사 재무상태만 좋아진다. 경영자 측에선 눈 한번 딱 감고 일 한번 저지르면 만사 오케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물론 경영자도 사람인지라 켕기는 부분이 있기는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대순가. 어차피 경영을 하다 보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경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언제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경영이 자꾸만 꼬여가는 상황에서는 가슴이 쓰리기는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팔다리라도 잘라야 할 판이다.

이상은 최근 대한민국 CEO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CEO 입장에서야 구조조정 한 번으로 끝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CEO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훨씬 냉혹하다. 그리고 변수가 많다. 매순간이 인간적인 결단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때려죽여도 나는 CEO 못 하겠다는 하소연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무릇 공과 사는 엄격해야 하는 법이다. 그게 세상 사는 이치라고 우리는 배웠다. 인정에 휘둘려서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불황기에도 살아남는 회사를 만들려면 부실을 과감히 털어내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기업을 혁신해야 하는 게 얼추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조직의 목표나 이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들은 어차피 견디기 힘든 구조다. 경제 상황이 좋아져 호혜적인 차원에서 회사가 직원들을 챙겨줄 수 있다면 그것 이상으로 좋은 방안이 없겠지만 지금으로선 꿈 같은 얘기다.

각설하고 경기후퇴기일수록 인재경영이 중요하다. 시쳇말로 인사가 만사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조직에 악영향을 미치는 직원들은 그만두게 만드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그런가. 정작 능력이 출중해 잡아두고 싶은 사람은 조직을 떠나고,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 사람들은 꾸역꾸역 버티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한다. 원론적으로 얘기해서 조직 역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재를 붙들어두는 게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상책이다.

최근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가 불황기에 인재를 붙들어두는 몇 가지 팁(tip)을 소개했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보자.

우선 회사 내에 누가 MVP고 스타급 인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정리해야 할 대상과 MVP를 정확하게 구분하라는 얘기다. 회사에서 살아남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본인에 대한 신뢰다. 해고는 살아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조직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살아남은 직원이라도 헤드헌터 또는 이직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보너스, 회사가 제공하는 해외 여행의 혜택, 회사가 지급하는 식권 등 전통적인 의미의 사기 진작책은 더 이상 직원들에게 의미가 없다.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가고 대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CEO와 직원들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조직과 구성원 간에는 계속 엇박자가 난다. 직원들을 인정해주는 일도 필요하다. 그들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적 자산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독려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황기일수록 인재 경영은 더욱 중요하다.

  장길수 CIO BIZ팀장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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