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혼자 영화관에 왔다. 혼자라는 것을 들킬까봐 휴대폰 문자 수신함도 정리하고 전화번호부도 괜히 눌러보며 바쁜 척을 한다. 영화관 안이 깜깜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혼자가 참 낯설다. 혼자라는 것이 근거없이 초라하다.
“큰 독수리는 홀로 날아간다. 큰 사자는 홀로 사냥한다. 위대한 사람들은 홀로 간다”고 토저는 말했다. 홀로일 때 비로소 자신과 직면하게 되고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진다. 고독과 직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고를 치는 사람도 있다. ‘자뻑’하는 사람도 있고 자책하는 사람도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깊이 침잠할 수 있도록 연습할 필요가 있다.
분주함과 시끄러움과 혼잡함 속에서는 자신과 만나기가 어렵다. 왜 뛰는지, 어디로 뛰는지 방향을 잃고 뛰기만 할 뿐이다. 시간을 내서 차분하고 고요하게 자신과 만나자.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나를 용서하게 된다.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도 어린애 같은 내면, 아이를 만나더라도 창피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나’일 뿐이다. 나 자신을 다독이고 안아주자.
잠잠한 명상도 좋지만 셀프 수다도 좋다. 운전할 때나 부엌에서 일할 때 스스로에게 칭찬도 하고 위로하고 꾸중한다. 자신과 대화를 잘 나누는 사람이 타인과도 잘 소통한다. 셀프 수다는 예상치 못하게 내 속에 있는 강박관념과 만나게 해준다. 내 셀프 수다를 들여다보면 어렸을 때 나를 쫓아다녔던 엄마의 말투와 목소리를 닮아 있다. 엄마에게 칭찬을 받아낼 요량으로 자랑스럽게 “저게 민들레 꽃이지?”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 옆에 있는 꽃은 뭐야?”라며 다그쳤다. 엄마가 아직도 내 안에 있다.
자기 스스로에게 집중하면 두려움과 조바심의 원인을 알게 된다. 또 놓아야 할지, 버려야 할지를 결정하는 성찰도 함께 이뤄진다. 깨달음은 마음의 뒤안에서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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