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아이디어는 허구다!’라고 주장한다. 실제 허구처럼 느껴지는 아이디어도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방송이나 신문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아이디어가 실현된 사례를 보고 놀라움과 감동을 느끼곤 한다. 아이디어가 허구인가 또는 현실인가의 차이는 1%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99% 노력에 있는 것이 아닐까.
다음 이야기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을 잘 보여준다.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한창인 러시아 브레즈네프 정권 하에서, 스무 살의 미하일 푸치코프는 다락방에 숨어 공상과 같은 개인용 잠수함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의 비난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발을 감행했고, 1984년에 첫 번째 잠수함을 물에 띄웠다. 물론 잠수함은 돌멩이처럼 가라앉았고, 그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개발을 계속해 나갔다.
1988년 토스나 강에서의 실험을 거쳐 1994년에는 바다로 나갔다. 결국 그는 잠수함을 타고 피터스버그에서 헬싱키까지 4노트 속도로 쉬지 않고 왕복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무려 20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운명에 만족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를 원했으며, 내 인생을 존경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의 말이다.
사람들은 따라 하기만 하면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원한다. SCAMPER도 그렇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SCAMPER는 그렇게 전지전능한 것은 아니다. 단지 창의적인 사고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에 해당한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창의적인 사람은 SCAMPER의 각 문자에 해당하는 사고를 한다. 다만 7가지 사고패턴을 분리된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자유롭게 섞어서 의도적이 아닌 반사신경처럼 사용한다. 반사신경이란 표현은 많은 훈련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결국, SCAMPER를 익히는 것은 상상의 세계로 가는 티켓을 예약하는 것과 같다. 아직 여행이 시작된 것이 아니며, 준비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앞에 상상과 모험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삽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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