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태양전지 업계 공급과잉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공급부족을 틈타 신규 업체들이 대거 사업에 진출했지만 유가급락에 세계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일부에서는 저가 출혈경쟁과 함께 업체간 인수합병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인 럭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5기가와트(GW·36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태양전지 시장은 올해 수요급감으로 인해 5.3GW(290억 달러) 내외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반해 태양전지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은 10.4GW에 이를 것으로 관측돼 극심한 공급과잉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장기공급계약 가격의 경우 지난해 와트당 3∼4달러 사이에서 거래되던 태양전지 모듈은 최근 2달러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유가급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이는 기존 태양전지 업체들이 생산라인 투자에 나섬과 동시에 신규 업체들이 저마다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연 60메가와트(㎿)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했던 현대중공업이 최근 250㎿에 이르는 신규라인 구축에 들어갔다. 미리넷솔라도 올 초 독일 ‘로스 앤 라우’사와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물량 경쟁에 가세했다. 여기에 LG전자·STX솔라·한화석유화학 등도 신규 진입이 임박했다.
이처럼 물량 싸움이 본격화 되자 원가경쟁력에서 밀리는 업체들의 인수합병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 퍼스트솔라의 경우 올들어 경쟁사인 옵티솔라를 인수했다. 스페인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인 포토와티오는 최근 미국 내 최대 태양광발전 시설을 인수한데 이어 조만간 미국 최대 박막 솔라셀 기반 전력시설까지 인수할 계획이다. 전후방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테드 설리반 럭스리서치 수석연구원은 “태양광시장에 대한 과잉공급 우려가 최근의 경제 위기감으로 인해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수급불균형은 2011년까지 지속되다가 2012년 이후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보고서의 주 저자인 테드 설리반 수석연구원은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09 국제 태양광·태양열 기술포럼’에 참석해 ‘침체되는 솔라시장의 밑바닥 해부하기’라는 주제로 발표를 할 예정이다.
광주=김한식·안석현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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