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북한은 왜 미사일발사 소동을 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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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가 ‘마감단계’에서 들어서면서 남북 간의 긴장과 대결국면은 최고조로 치닫는 것 같다. 미국, 중국 등 주변국도 남북한의 긴장상태를 관망하고 있지만은 않을 터다. 이대로 방치하면 남북한 사이에 무슨 큰 일이라도 터질 것만 같다.

 왜 북한은 주변국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사일 발사소동을 벌일까. 노리는 목적은 또 무엇일까. 북한의 저 온당치 못한 소동이 그냥 ‘소동’으로 끝날 수 있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과 정보당국의 상황분석이나 사태 진전에 대한 견해도 분분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표명하듯이 남한정부와 대북정책에 대해 감정의 골이 깊어 일어난 보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는 북한체제의 생존을 위해 벌이는 하나의 사투극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며느리가 미우면 손자까지도 미워진다”는 속담이 있다. 남한에 정말로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있다면 남한과 관련된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정상가동하고 있고 평양에는 많은 방북단이 드나들고 있다.

 지난달 말 한 IT 관련 단체가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방북단 인원도 9명이나 됐다. 이들은 평양 방문기간에 체신성을 비롯해 북한의 방송통신 관계기관과 인터넷 관련, 미디어 콘텐츠 관련 남·북·중 3각 교류협력 문제를 가지고 실무협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평양과기대 개교 준비 상황을 현지시찰하고 돌아왔다. 참 신기하다. 함경북도 무수단에서는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은하2’ 로켓발사 준비로 야단법석을 떨고 조선중앙방송은 매일같이 격한 어조로 언론 플레이를 해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평양에서는 남북한의 IT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북한의 인터넷 개방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과 인터넷상에서 활용될 미디어 콘텐츠의 개발, 보급을 위해 남·북·중이 3각으로 교류할 대책들을 논의했다고 한다. 세상 일은 정말로 겉만 보아서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음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답은 예외로 간단할 듯싶다. 그것은 바로 평양은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 지원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또 정보통신 분야는 북한으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첨단 분야다.

 북한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정보통신 분야에서 남한보다 상대적으로 몇 년 정도는 앞섰으나 8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침체 때문에 정보통신 분야의 투자 미비로 10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통감해야 했다.

 현재 정보통신기술만큼은 한국이 세계적인 강국이다. 그런 동족이 있기에 IT 분야에서 남쪽이 개발한 첨단의 생산공정, 설비, 요소 및 제품기술에 대해 우리말로 쉽게 배우고 벤치마킹할 수 있다. 이것은 정말이지 영어나 일본말을 번역해 습득하기보다는 열 배, 백 배 편리하고 능률적이라는 것을 북한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한이 서로 대결하고 으르렁거리기보다는 서로가 잘하고 있는 분야부터 서로 배워주고 칭찬하면서 점차 민족 공동의 이익실현을 위한 기술과 지식의 통일, 사람의 통일, 영토의 통일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전 북한컴퓨터기술대학 교수/romeo41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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