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서 처음 쏘아올릴 발사체 ‘KSLV-Ⅰ’ 개발에는 지금까지 단일 R&D 예산으로는 천문학적인 5000억원이 넘게 들어갔다. 그런데 이를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추진기관팀(과제 책임자 강상훈 선임연구원)은 4년째 이 연구를 하고 있다.
이 팀에서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꿈의 추진기관’으로 불리고 있는 스크램제트 엔진 기술이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마하 5∼10수준의 극초음속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엔진으로 연소기 내부에서 초속 1.5㎞ 이상의 초음속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화염을 생성시켜 추진력을 얻어낼 수 있다. 통상 비행기에는 터보제트 또는 터보팬 엔진이 주로 쓰이고 있고, 최근엔 마하 3∼5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램제트 엔진이 상용화돼 있다.
이 스크램제트 엔진은 엔진 운용시 대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산화제 탑재가 불필요하다. 한번 쓰고 버리는 발사체 엔진과는 달리 재활용된다.
강상훈 선임연구원은 “기존의 로켓 발사체를 대체할 경우 발사 비용을 10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며 “이외에도 스크램제트 엔진기술은 서울-뉴욕 간 비행시간을 2시간대로 줄일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의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비행궤도 예측이 가능한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순항 미사일의 형태를 가지면서도 극초음속, 장거리 타격이 가능하기에 요격 미사일의 방어를 뚫기에도 용이하다는 것. 국방력 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 엔진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초음속 유동관련 기술은 또 우주 발사체뿐 아니라 우주 왕복선 및 재진입 과정 등과 같은 우주 분야에서 모두 필요한 기반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 3년간 스크램제트 엔진의 핵심이 되는 요소기술은 1차로 개발 완료했다. 올해는 엔진 설계와 제작 및 시험을 진행한다.
그동안 연구진은 모델 설계를 완성한 뒤 정작 테스트 설비가 없어 일본 가쿠타 스페이스센터에 가서 성능을 시험해 왔다.
연구진은 스크램제트엔진 구성의 3대 핵심부품인 흡입구와 연소기, 노즐 가운데 지난해 흡입구와 연소기 성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다음 달에는 노즐까지 달린 엔진세트를 종합 시험할 계획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 등 비행엔진 선진국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은 자체 개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본다”며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항공우주기술 선진국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스크램제트 엔진 같은 공기흡입식 고속 추진기관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실용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본격 기술 개발에 나설 경우 시장 선점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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