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정보화도 속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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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화강국을 지탱해 온 IT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 견인차였지만 비상 국면이다. 올해 1월 수출만 38.3%의 극심한 감소에다 공공 및 민간부문 IT투자도 급감추세다. 지표상으로 봐도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08년 IT산업 경쟁지수’ 순위에서는 5계단이나 내려간 8위를 기록하더니 정보통신 활용지수는 18위로 주저앉았다.

 지난 2007년 3월 한국은행의 경고 이후 IT 위기설이 현실로 투영된 것이다. MB정부는 정책공백 상황을 벗어나 방송통신로드맵, 뉴IT플랜에 이어 국가정보화비전을 선포했다. 융합·창조·신뢰라는 시대가치를 담았지만 잿빛 경제상황을 장밋빛으로 바꿀 파격이 없었다. IT융합, 정보화 활용, 부처 간 연계 및 민간과의 협력 강조 등은 낡은 문제에의 모범정답일지언정 난제에 정곡을 찌를 만한 현답이 아니다. 국가정보화가 신성장동력으로서 가치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만 확인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강력한 액션이 안 보인다. 진정 정보화가 국정비전을 조기에 실현하는 훌륭한 정책수단이 되려면 녹색성장, 소프트강국 등 국가전략의 가능인자로서 미래뿐 아니라 현재의 위기상황 해결에도 유용해야 한다.

 지금껏 정보화는 그 자체가 목표인 양 추진됐으며 유독 공공정보화에서 심했다. 가령 지난 10여년간 작고 효율적이며 투명한 전자정부를 구축한다고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그 결과, 세계 전자정부평가에서 2006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도 금메달을 획득했다느니 외국의 벤치마킹대상이라며 자화자찬이 요란했지만 국민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류 전자정부의 외피를 걸친 정부모습은 작지도 효율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기관(IMD) 평가에서 비대한 정부의 효율성은 37위로 국가경쟁력의 걸림돌이었다.

 제아무리 정보화 성과가 높다 한들 국민과 기업의 이용수준은 40%를 밑돌고 있다. 온라인상 정부가 하나로 연결됐다지만 부처 간 단절, 소모적 갈등은 끊이질 않는다. 국가정보화의 외양적 성취에 비해 정보의 활용성, 건전성, 안전성 등 질적 정보화 수준도 미흡했다.

 정부는 부실한 정보화에 대한 반성의 토대에서 정보화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사회 전 부문에 정보화성과가 발현돼 IT강국의 면모를 일신하는 게 국가정보화의 시대적 소명이며 정보화의 산업·기술적 효용과 함께 사회·문화적 가치 간 균형을 잡는 게 정보화의 기본이다. 정부뿐 아니라 정보의 생산적 활용이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쓸모 있어야 실용적 정보화요, 정보화 융·복합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효용을 창출해야 창조적 정보화다. 침체로 빠져드는 정보화에도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 국가정보화의 총괄·조정기구가 될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실용적이며 창조적 정보화의 방향타로서 국가정보화 비상행동계획(contingency action plan)을 수립해 신속하고 일관되게 대처해야 한다. 침울한 정보화에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불어넣는 IT마인드컨트롤과 함께 정보화 프런티어 국가로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창조적 역량을 고취시켜 정보화 신천지 개척을 위해 과감하고 빠른 액션을 보여야 한다. 여기에 대통령의 강한 정보화 의지와 결단, IT부처의 집행력으로 IT컨트롤타워 논란도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정보화가 공허함과 위기에서 벗어나 현실의 희망이 될 수 있다.

 한세억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정보정책 전공) sehan@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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