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원격 동작제어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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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리모컨도 불편하다. 터치 스크린도 귀찮다. 그렇다고 원격 제어를 위해 별도의 장갑도 끼고 싶지 않다. 그냥 멀리 떨어져 맨손으로 화면을 요리(?)하고 싶다.”

 이 같은 바람이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았다. TV 화면과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손을 좌우상하로 움직이면서 TV를 작동시킬 수 있는 기술과 관련 시제품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TV 앞에서 리모컨을 뺏고 빼앗기며 채널 쟁탈전을 펼친 아빠와 아이는 이제 중국 무술영화의 주인공처럼 허공을 향한 손짓으로 TV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홀로그램처럼 투명보드 위에 올려진 분석정보를 이쪽저쪽 손으로 옮기며 바라보던 장면이 안방 TV 앞에서 실현될 때가 온 것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 가전회사인 도시바와 히타치는 이 같은 상상과 욕구를 충족할 신개념의 미래형 TV 인터페이스를 소개했다. 아직은 시제품(프로토타입) 수준이었지만 관람객과 전 세계의 시선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도시바는 미래 지향적인 TV의 모습으로 ‘공간 동작 인터페이스(Spatial Motion Interface)’ 기술이 적용된 TV를 선보였다. 3D 감지용 적외선 센서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통해 이용자는 손의 움직임만으로 화면에 나타난 동영상 콘텐츠를 선택, 재생할 수 있다. 디지털TV에 저장된 각 콘텐츠는 섬네일 형태의 직관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들 콘텐츠는 좌우상하, 뭉쳤다가 펼쳤다 하는 동작을 통해 골라 볼 수 있다.

 히타치도 손동작과 이를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TV를 켜거나 채널을 바꿀 수 있는 ‘동작제어 TV 인터페이스’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사용자는 손을 좌우로 흔들어 TV를 켜고, 화면에 나타난 조그셔틀 모양의 그래픽을 따라 손을 돌려 채널을 바꿀 수 있다. 손을 위아래로 흔들면 볼륨이 조절된다. 센서에서 인식한 초당 30프레임의 3D정보는 TV의 마이크로컨트롤러로 전달되고 이를 동작인식 소프트웨어가 해석해 TV에 명령을 내린다.

 이 밖에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회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HHI)도 손동작 감지 3D 디스플레이 기술인 ‘i포인트 3D’를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향후 1∼2년 안에 상용화를 통해 거실과 안방을 파고들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너리포트의 현실화는 시간 문제가 됐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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