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업계의 구조조정 문제가 결국 외국인 취업 비자의 ‘뇌관’을 건드렸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원 구조조정을 발표한 이후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부터 해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은 “만약 누군가를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국을 먼저 생각해야겠느냐, 세계를 먼저 생각해야겠느냐”고 말했다.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MS의 구조조정안이 나오자마자, 스티브 발머 MS CEO에게 서한을 보내 H1-B 비자 소유자부터 먼저 해고할 것을 요구했다.
MS·인텔·IBM·HP 등 상당수 미국 IT기업들은 전문직 취업 비자인 H1-B를 소유한 외국인 고급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특히, MS는 H1-B 비자 근로자가 5000명에 육박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빌 게이츠 전 MS 회장은 외국인 비자 수혜 규모를 더 확대해 달라고 의회에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비자 확대를 주장한 MS로서 H1-B 비자 소지자 우선 해고라는 논란을 맞아 더욱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MS의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직후 각종 블로그에는 외국인 취업 비자 소지자를 먼저 내보내느냐를 두고 찬성하는 사람과 격분한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MS는 비자 문제에 대한 논쟁이 도를 넘어서자 자제 블로그의 일부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MS 대변인 측은 비자 소지자의 우선 해고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며 “해고된 MS 직원이 항상 새 위치에 걸맞던 것은 아니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MS는 구조조정 이후 인력을 일부 보충해야 하며 앞으로 18개월 동안 2000∼30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이면서 그중 일부는 H1-B 비자 소유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S의 구조조정 논란은 미국 대부분 IT업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MS 임원은 시애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미국 IT업계가 H1-B 비자를 확대해 달라고 로비를 벌여왔는데 그 목소리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4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5
현대차, 차세대 아이오닉5에 구글맵 첫 탑재
-
6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7
나무가, 비전 센싱 기반 신사업 강화…“2027년 매출 6000억 이상”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재생에너지 키운다더니…지자체간 태양광 점용료 4배 차이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