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IO,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로 거듭나라."
2000년대 초반부터 단순히 기업의 IT인프라를 책임지는 것을 넘어 IT를 통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핵심 임원으로 자리 잡은 CIO. 한국의 CIO 역시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 서 있지만 아직 해외 기업의 CIO에 비해서는 이를 주도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와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기반으로 꼽히는 거버넌스모델 구축 노력 역시 아직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CIO리더십센터와 IBM이 국내 주요 기업 CIO 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CIO 리더십 서베이’를 소개한다.
◇CIO와 혁신=조사에 응한 국내 CIO 가운데 자신이 기업의 변화를 이끄는 리더로 인식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2%에 머물렀다. 동일하게 진행된 ‘글로벌 CIO 리더십 서베이’에서 해외 CIO 가운데 80%가 긍정적으로 답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CIO는 기업 변화를 위한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작업에서도 자신의 역할이 적은 것으로 인식했다. 응답자 중 절반 만이 이 과정에서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외 CIO 85%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CIO의 역할이 IT 지원에 머물지 않고 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영역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CIO와 거버넌스=IT를 기반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즈니스 성과를 확대하는 IT 거버넌스. 최근 들어 많은 국내 기업의 CIO가 IT 거버넌스에 힘쓰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해외에 비해서는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국내 CIO 중 주요 비즈니스를 통합하는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답한 CIO는 절반을 조금 넘는 58.9%에 불과했다. 해외 CIO는 79.3%가 이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고 답했다.
외부고객과의 협업도 국내 CIO의 과제로 꼽혔다. 혁신을 위해 외부고객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CIO는 전체의 40%에도 못 미쳤다. 이는 해외 CIO 역시 64.7%로 다른 부문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국내외 CIO 모두 외부와의 협업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CIO가 공급자 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고객의 말에 귀기울인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CIO와 가치향상=조사에 따르면 △IT조직을 이끄는 역량 △IT투자를 비즈니스로 연계하는 능력 △고객 가치 실현에 IT를 활용하는 법 등에서 대해서는 국내 CIO가 해외 CIO보다 강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를 살리면서 앞서 지적된 과제를 보완해나간다면 국내 CIO가 보다 효율적으로 기업의 혁신을 이끌고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한국의 CIO는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업과 고객 모두의 가치를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CIO 리더십 서베이…지난해 말 국내 CIO 65명을 대면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후 응답내용이 부족한 9개 표본을 제외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제조기업 CIO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를 총괄한 CIO리더십센터는 IBM이 설립파트너로 참여해 세워진 기관으로 CIO 역량 향상방안과 비즈니스 가치 창출방법 등을 연구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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