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 내수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인원감축 및 구조조정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고 있다. 투자비용을 축소하는 것이 과연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한 최선책인지는 다양한 시각에서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를 효율적으로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면 이는 세계의 경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저력을 과시할 뿐 아니라 그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국내 IT기업은 IMF 외환위기 때 정보화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신속히 적응해 코스닥 IT벤처 붐을 일으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몫을 했었다. IT기업이 다시 한번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지금의 금융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불황극복이 사회전반에 걸친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는 이 시점에 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질풍신뢰(疾風迅雷)와 같은 현 시점에도 IT의 강물은 계속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위기에서도 세계 첨단기술시장은 계속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위기 탈출을 위해 세계 각국은 IT시장을 창출하고, 기업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장의 생존을 위한 일시적 방법으로 비용절감만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경영마인드로는 끊임없이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IT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대로 도태될 위험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양키그룹은 최근 ‘소비자는 일자리를 잃어도 휴대폰과 초고속 인터넷은 더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경제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첨단 기술과 제품을 갈망하며, 경제위기 속에서도 첨단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첨단기술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수요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고, 급속히 증가하는 데이터의 관리를 위한 더욱 효율적인 스토리지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실물경기 부진 속에서도 ‘IT산업은 항상 수요가 유지되거나 더 많이 발생한다’는 현상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실물경제 위기에 진입한 상황에서도 IT기업은 목표와 혁신을 바탕으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정진해야 한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선도적인 품질과 서비스 공급에 앞장서, 도전과 변화에 힘입어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IT업계는, 올 한 해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용 절감을 통해 효율적인 비즈니스 운영이라는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만 한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운영의 핵심은, 비용 대비 높은 ROI 창출과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는 가상화(virtualization),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자산의 최적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경제불황으로 모든 산업이 위축되고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오히려 이 위기가 IT업계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혁신적 기술개발로 끊임없이 흐르는 IT 강물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IT는 새로운 기회를 낳기도 하고 IT 자체가 위기 탈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류필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pkryou@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