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글로벌 스타를 향해](3-1부)②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IBM이 삼성SDS에 지분을 투자했다. 당시 IBM은 공공기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국내 기업과 합작을 시도했고, 삼성SDS는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들의 합작관계가 오랫동안 유지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 원로들은 이 사건이 삼성SDS가 빠르게 IT 주자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는 원동력 중의 하나였다고 회고했다. IBM도 이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국내 시장에 국한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파트너십이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얼마나 효과적인 수단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국경 없는 연합전선을 펼치며 종횡무진하는 실속파들로 재편되고 있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 국내 기업들에도 파트너십은 필수요소로 다가왔다. 국내 기업들도 때로는 국내 기업들과, 때로는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시장 확보에 나섰다. 물론 시장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국경 넘는 파트너십=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파트너십이다. 매출의 대다수가 파트너에서 나온다. 미래사업도 파트너를 염두에 두고 펼친다. 파트너십은 MS에 사회공헌활동이자 중요한 생존 전략이며, 또 미래 투자인 셈이다.

 한국MS도 마찬가지다. 한국 SW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모토 아래 ‘한국 SW 생태계 프로젝트(KSE:Korea Software Ecosystem)’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 발전은 곧 시장을 키우는 일이다.

 한국MS는 KSE로 글로벌 행사 참가를 지원하고 해외 기업과 MOU를 교환해 수출을 지원한다. 이노베이션 인턴십으로 우수 인재를 연결하기도 하고 마케팅 및 기술 관련 지원 등 기업 전반에 관련된 사항을 지원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2006년 1기 14개 업체, 2007년 2기 26개 업체, 2008년 3기 13개 업체 등 현재까지 총 53개 업체가 KSE 회원사로 선정됐다.

 한국MS는 지난해 11월 스티브 발머 CEO 방한 시 KSE를 신성장동력 SW 분야 신생기업과 대학생으로까지 확대하는 ‘SW 글로벌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한국정부와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MS는 향후 3년 동안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대학생 2000명을 선발해 신성장동력인 SW 개발을 위한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이와 별도로 대학생 500명에 대해 국내외 인턴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또 우수 SW 개발 인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SW 개발용 프로그램을 무상 보급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SW지원센터에 참여한다. 글로벌SW지원센터에는 MS의 기술센터가 설치된다.

 MS는 MS 플랫폼 기반의 SW 개발과 테스트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구비하고 기업들의 신제품 테스트, 제품 검증 및 시연, 비즈니스 연계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MS의 플랫폼 저변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파트너십 활동도 싹이 트고 있다. 반도체나 LCD 공장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SW를 개발하는 미라콤아이앤씨에 파트너십은 중요한 영업 전략이다. 미라콤이 SW를 공급하다 보면 고객은 호환되는 DB나 기타 다른 SW를 한꺼번에 구매하고 싶어하는 상황이 생긴다. 특히 해외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십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투비소프트는 SOA 시장을 넓히기 위해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았다. SOA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로, 다른 SW에서도 데이터가 호환될 수 있도록 규격과 포맷을 맞추는 것이다. SOA는 고객에게 편리함을 준다는 점에서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셈이다.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릴 때 연합전선을 펼치기도 한다. 미국 법인을 갖고 있는 나모인터랙티브와 이스트소프트·지란지교소프트·유넷시스템 등이 최근 제휴했다. 나모인터랙티브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해 미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으며, 다른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연합작전은 일본 시장까지 옮겨갈 예정이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사장은 “미국 시장을 새로 뚫으려고 하면 그 비용은 중소기업이 쉽게 감당할 규모가 아니다”며 “서로 도울 일도 많고 득 볼 일도 많다”며 협력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이 성공 사례로 여겨지면서 파트너십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HP, 한국IBM, 오토데스크코리아, 한국썬 등도 파트너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협의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공동 투자를 하고 중소기업의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글로벌 기업은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개발의 성과를 나눌 수 있으며,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으로 꿈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된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선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맺으면 홍보 효과도 높고, 영업도 더 잘될 수 있다. 그러나 노력 없는 과실은 없는 법. 파트너십만으로 많은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기업들은 지적했다.

 우선, 생각보다 성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목표를 정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어 세상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한 SW 기업의 임원은 “중소기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영업을 할 때 자기 제품도 같이 영업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중소기업이 영업을 해오기를 바란다”며 “제휴가 너무 빈번해서 오히려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홍보 효과는 톡톡히 봤지만, 실제로 영업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소득이 없었다”며 “아무리 고객이 원한다고 해도 귀찮을 때도 있고 부서 간 조율이 안 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은 파트너십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파트너십으로 성공모델을 만든다면 해외에서 레퍼런스를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트너십을 통해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트너십을 앞세우면 해외 전시회 등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심종헌 유넷시스템 사장은 “자체 부스를 마련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부스가 주목을 받지도 못한다”며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 자격으로 나갔을 때는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트너십이 제품 흥행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지는 것은 곤란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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