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나노 수준까지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KAIST 민범기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연구진과 함께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광공진기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나노미터(㎚) 수준의 레이저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천장이 둥근 실내공간에서 작은 소리까지 잘 전달되는 원리를 이용해 표면 플라스몬파를 발생시키는 금속 마이크로 광공진기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에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표면 플라스몬은 금속과 절연체가 만나는 접합 면에서 전자들이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영역의 빛을 받아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현상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플라스몬파 발생 장치의 크기와 질을 수십배 향상시키고, 플라스몬파 진행거리를 이론적 한계 수준까지 끌어올려 나노미터 수준의 레이저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나노미터 수준의 초소형 레이저는 초고속 통신과 데이터처리, 고속 정밀화학분석을 위한 광학마이크로칩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 광공진기 기술이나 원리는 향후 표면 플라스몬을 이용한 마이크로·나노레이저 제작이나 양자광학 또는 나노광학 소자 제작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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