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도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매스컴에서 자주 접하는 ‘산학 협력’을 통해서 대학은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 학생들 장학금도 주고 또 좋은 건물도 짓겠지요. 사실 그동안 대학과 연구소는 정부에서 돈을 타다가 연구개발을 많이 했지만 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이 팔리지 않는 연구, 자기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연구만을 한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작년부터 한양대를 시작으로 서울대·삼육대·서강대 등이 ‘산학 협력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 학교가 갖고 있는 기술을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식의 상아탑으로만 여겨지던 주요 대학들이 ‘기업가 정신을 담은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으로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을 맡고 있는 곳이 ‘대학 기술이전조직(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입니다.
Q. 대학 TLO란 무엇인가요?
A. 21세기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지식기술은 산학연 간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03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일명 산촉법)’을 마련했습니다. ‘산학 협력’은 기업과 학교가 서로 도와 일을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법을 만들어 협력이 더욱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뜻입니다. 이 법에서 대학은 학교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산학 협력에 관한 업무를 도맡아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산학협력단’이라는 특수 법인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단은 대학 안에서 연구 성과를 만들고 관리하며 이를 산업체에 기술을 넘겨줘 상품화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산학 협력 당번인 셈이지요. 이것이 바로 현재의 TLO입니다. 각 대학 TLO는 산학협력단 내에 부서 또는 팀의 형태로 갖춰져 있습니다.
Q. 대학 TLO는 무슨 일을 하나요?
A. TLO 형태는 대학마다 다릅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지요. 공통적인 일로는 교수나 임직원·학생들이 좋은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를 관리하는 일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 기술이 어떠한지 따져보고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이것을 일반 회사에 넘겨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생이나 교수들이 이 기술을 갖고 회사를 차린다면 어떻게 도울지 등을 고민합니다. 한마디로 ‘학교회사’에서 하는 다양한 일을 대신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TLO를 설치한 대학은 어디인가요?
A. 전국 300여개 대학에 산학협력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TLO라는 조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학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2007 대학산학협력백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 134개 대학 중 80여개 대학이 기술 이전·사업화 전담조직을 설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약 60%의 설치율을 보인 것입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카이스트 등과 지방 국·공립대에는 대부분 조직이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연구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했지만 최근 특허 관리와 기술 이전을 전담하는 인력을 뽑아 ‘학교회사’를 키우는 일을 시키고 있습니다.
Q. 정부에서는 대학 TLO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요?
A. 정부는 2006년부터 TLO를 지원하는 ‘커넥트코리아(CK:Connect Korea)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 5년 동안 총 18개 대학을 도와주려 합니다. 수도권·중부권·동남권·서남권의 4대 권역에서 대학을 선발해 연간 60억원을 주고 있습니다. 중간중간마다 연구개발이 잘됐는지, 잘 돕고 있는지 시험(평가)을 봐서 A·B·C등급으로 구분합니다. 점수가 높은 A등급에는 정부 돈을 더 주고, 그렇지 못한 곳에는 조금밖에 안 줍니다. A등급으로 선정된 5개 대학은 4억원 내외, B등급인 7개 대학은 3억원 내외, C등급인 6개 대학은 2억원 내외의 지원금을 받습니다. 가장 하위인 C등급은 신규로 신청한 TLO와 비교 평가해 지원 대상에서 탈락되기도 합니다.
대학들은 기업에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어 기술을 사려는 기업을 찾고 또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대학 교수들에게 만들도록 합니다. 또 산학협력단끼리 서로 만나 문제점을 토론하도록 하는 모임도 만들어 운영합니다.
Q. 대학 TLO 담당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A. 현재 우리나라 대학 TLO 구성원들이 갖추고 있는 전문 자격증은 변리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기술거래사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새로운 기술이 어떤지, 이 기술은 국내 최초인지, 이 기술을 팔려면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를 공부한 사람들입니다. 특히 TLO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의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갖고 있는 때가 많습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비상계엄 해제 '숨은 공로'···국회 표결 시스템 관리 직원들도 그날 담벼락 넘었다
-
2
SK하이닉스, 'AI 반도체 패키징' 신사업 추진
-
3
망분리 개선 정책, 'MLS'서 'N²SF'로 간판 바꿨다
-
4
단독현대차, 20년 만에 '新 1톤 트럭' 개발…2027년 생산
-
5
살상 드론 앞에서 마지막 담배 피운 러시아 군인 [숏폼]
-
6
野, 12일 두 번째 尹 탄핵안 발의…“새 내란 사실 추가”
-
7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 2.0' 출시…“AI 에이전트 최적화”
-
8
한동훈 “尹 담화 예상 못해…제명·출당 위한 윤리위 긴급 소집”
-
9
속보尹 “마지막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충정 믿어달라”
-
10
속보尹 “野, 비상계엄이 내란죄라고 광란의 칼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