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불안 불구 증시 선방

 대내외 악재 속에서 통신주 등의 선전으로 국내 증시가 2% 안팎 하락세에 그쳤다. 그러나 증권가는 세계 금융 불안의 안전지대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20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3.20포인트(2.06%) 하락한 1106.7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5.76포인트(1.61%) 내린 352.44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지수가 하락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선방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날 하락을 선방으로 보는 데는 전일 개장한 뉴욕 증시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에도 불구하고 금융 불안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전일 뉴욕 다우지수는 332.13포인트(4.01%), 나스닥지수가 88.47포인트(5.78%) 하락하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오바마 취임으로 예상되는 ‘변화’와 ‘희망’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당장 기업실적과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가 이를 압도한 것이다. 세계 최대 금융사인 시티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의 대규모 손실이 결정타였다.

 이날 국내 증시 선방에 대해 연기금의 증시안정기금 유입과 개인들의 저가매수세가 힘이 됐다는 평가다. 김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전일 1100억원, 이날 900억원가량을 사들였고 개인들이 1100선인 박스권 하단에서 저가매수세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KT 합병으로 통신주가 강세를 띠면서 낙폭을 방어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 선전에 대해 “미국이 19일 하루를 휴장해 글로벌 금융 불안을 우리 시장이 연이틀에 걸쳐 반영했던 하락을 하루에 반영한 것이 주 요인이었다”며 “글로벌 금융사의 대규모 손실로 인한 불안은 국내 금융주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도 건설사에 이어 다른 산업부문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이에 따른 금융사 부실 털기가 예상돼 금융주 불안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곽 연구원은 “다만 최근 글로벌 금융업계의 불안이 지난해초 부실에 따른 상각이 대부분이어서 추가 상각 가능성은 낮다”며 “지난해 10월 같은 금융주의 불안으로 인한 급락장세가 연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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