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외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2500년 전에 말했다. 석가모니도 제행무상(변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을 강조했다. 인간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7년마다 우리의 몸이 완전히 바뀐다고 한다. 70년 생존한다면 10번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정보통신과 미디어 환경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 방송과 신문 분야에 대규모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첫 신호탄은 지난해에 이루어진 SKT의 하나로 텔레콤 인수가 아닐까 싶다. 무선의 최강자가 유선의 2위 업체를 인수했다. 올해에는 KT와 KTF의 합병이 상반기에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유선의 최강자와 무선의 2위 업체가 단일 기업으로 합병하는 것은 엄청난 변화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합병도 초미의 관심사다. 여기에 LG텔레콤까지 가담하게 되면 커다란 통신 지형의 변화가 오게 된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기업 참여 제한기준이 자본금 3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됐고, 케이블방송의 인수합병 제한기준도 영업매출 및 지역 기준 5분의 1에서 가입자 및 지역 기준 3분의 1로 변경됐다. 케이블방송 분야에서도 인수합병에 따른 제약조건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문과 방송 겸영 허용에 대한 법안 처리 때문에 현재 여야가 격돌하고 있으나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합종연횡에 대한 제약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 미디어 분야에서 합종연횡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심거리다. 경영을 효율화하고 융합 환경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미디어 분야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기술 분야를 빼놓을 수가 없다. 미국은 올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디지털로 바꿀 예정이며, 일본은 2011년,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엄청난 환경의 변화를 가져온다. 현재의 기술 수준만으로도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면 주파수 이용 측면에서 5배 정도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바꾸어 말하면 5분의 4만큼 주파수에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800㎒ 2G 주파수의 사용기간이 끝나 반납되기 때문에 재분배해야 한다. 유한한 자원인 주파수는 미래에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며, 또 주파수는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때문에 세계 모든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각국의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 붓고 있으나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10년 전에 IMF로 많은 것을 배웠다. 잃은 것도 많으나 얻은 것도 많았다. 위기를 잘 극복한 기업이 더 크게 성장했다는 것도 얻은 것 가운데 하나다.
위기가 클수록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며, 위기를 잘 극복하고 끝까지 버티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은 생존 게임의 법칙이다. 우리 모두 이번 위기에 짓눌리지 말고 위기의 변화에 올라타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자.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chyim1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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