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19일 정부·대기업·은행이 함께 참여해 중소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상생보증 프로그램’ 협약식을 개최했다.
1차 협약식에 각 업종을 대표해 현대자동차·포스코·하이닉스와 은행을 대표해 기업·신한·우리 은행, 보증기관을 대표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위해 대기업과 은행이 일대일 매칭으로 보증기관에 특별 출연하면 보증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보증 배수 내에서 대기업이 추천하는 협력업체(1·2·3차 포함)에 전액 보증(100%)하고 은행이 장기 저리로 대출해준다.
정부는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를 고려, 우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철강·반도체 업종을 대상으로 1차 협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MOU 교환으로 대기업 3사가 210억원(현대 80억원, 포스코 100억원, 하이닉스 30억원), 3개 은행(기업·신한·우리 은행 각 70억원)이 210억원으로 총 420억원을 신·기보에 특별 출연한다. 이로써 대기업 3사 협력업체는 약 7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게 된다.
정부는 협력 네트워크 지원이 필요한 업종에는 대기업·금융권과 협의해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뉴스의 눈
대기업과 금융권이 손을 잡고 중소기업 보증에 나선 것은 대기업 의존적인 산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의 47%는 협력업체다. 매출액 85%를 모기업 납품에 의존한다. 사실상 모기업이 중소기업 목숨을 저당잡고 있어 모기업이 협력업체에 지원을 중단하거나, 모기업이 흔들리면 제조업 생태계가 급속히 붕괴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협력업체 붕괴는 모기업의 생산 차질을 초래해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
이번 협약은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납품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업과 금융권이 손을 잡고 전격 진행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과 지원 수요를 가장 잘 파악하는 대기업들이 지원 대상을 직접 선별·추천함으로써 해당 협력업체는 최근 점차 가중되고 있는 자금난 등 경영 애로를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로써 대기업은 협력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산업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정부·대기업·금융권이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힘을 모았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며 “상생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생자금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방식과 차별화됐다. 기존에는 일부 대기업이 은행과 공동 자금을 조성, 협력업체를 지원해 왔으나 2·3차 벤더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성된 자금 규모 내에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레버리지 창출에 의한 지원 자금 확대가 어려웠다. 예금 기간 내에 한해 대출이 이뤄지는 등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한 상생보증 프로그램은 이 같은 지원 대상이나 자금 성격·규모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추가적으로 업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필요한 업종에 추가 도입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중요한 것은 시기며 관련 조치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 금융권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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