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과 수소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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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럴당 120달러를 기록하던 원유가가 최근 50달러대를 오르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돌릴 시간을 가졌다. 원유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유한한 자원인 탓에 앞으로도 정치·경제 상황 변화와 재해 등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원 확보와 석유나 천연가스를 대체할 신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해 왔다. 화석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제13차 당사국총회에서 ‘발리 로드맵’을 채택해, 선진국은 교토의정서 의무 감축국에 상응하는 노력을, 개도국은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G8 확대정상회의에서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0% 감축하기로 선언했고, 8월 들어 이명박 대통령도 저탄소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제는 자원의 확보뿐만 아니라 고효율 및 환경 친화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린에너지 녹색성장 비전을 말하는 시대에 수소에너지를 이용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이미 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톤에 이르는 산업용 수소를 제조, 사용하고 있다. 사실 수소이용의 핵심 분야는 연료전지 승용차나 버스와 같은 수송용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원유의 67%를 수송에너지로 사용하고 있고,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 가운데 수송용 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33%(2006년)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2005년 현재 수송 분야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휘발유 자동차 효율은 14%지만, 연료전지 자동차로 하면 42%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수송용으로 수소를 사용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원유소비를 대폭 줄이고 도심의 대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료전지이용 분야의 또 다른 축인 발전용은 지난해 9월 11일 정부가 발표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 9개 유망분야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신성장동력에도 포함돼 있다. 서울지역에 건립될 예정인 2.8㎿급 1기만 따져도 연간 5600여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기대된다. 수소원료로 화석연료를 이용한다 해도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면으로도 큰 이득이 있다는 것이다.

 청정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수소에너지의 역할이 크다. 재생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 재생에너지 활용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점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25억년 전부터 존재해온 생물학적인 과정인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여 이산화탄소를 탄수화물로 환원시키고 물을 산화시켜 산소로 만들어왔다. 이러한 에너지전환 과정은 빠르고 효율적인 에너지와 전자전달 체제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모사한다면 자연계에 무한히 존재하는 태양광과 물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용 후 다시 물로 되돌리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식물은 인간이 만든 현존하는 기술보다 더 많은 가시광을 이용하고 있다. 식물이 가진 능력을 흉내내기 위한 우리 노력이 어느 정도라도 성공한다면 저탄소 녹색성장 핵심이 될 것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 장관에 임명돼 친환경대체에너지를 이끌어 갈 스티븐 추 박사의 생각도 이와 같은 것이다.

김종원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 사업단장 jwkim@ki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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