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대일 무역 역조는 수입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로 적자가 3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 부품소재 교역 중 단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 증가분이 32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전체 수입 증가액 25억달러보다 30%나 많았다고 밝혔다.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30%가량 수입액이 줄어들고 그만큼 적자 규모도 줄어들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부품소재 역조는 대일 수출 물량의 단가가 지난해 3.4% 오른 것에 그친 반면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수입 단가는 10.7%나 늘어난 것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 부품소재 적자액은 209억달러로 전체 산업 대일 적자액 328억달러의 64%를 차지했으며 이 같은 환율 급등 요인이 없었다면 전체 적자액도 300억달러를 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일 전체 수출 중 전자부품 비중이 지난 2007년 40.1%에서 지난해 27.9%로 급감한 것도 무역 역조를 키웠다. 지난 2007년까지는 삼성전자-소니 합작의 SLCD 조립 물량이 일본 소니로 수출돼 1차 가공을 거친 뒤 동남아 완제품 공장으로 보내졌지만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바로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된 것도 이 같은 대일 수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엔화 상승세 둔화 및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의 일본산 장비 수입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연간 대일 부품소재 무역 적자액이 다시 300억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재훈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지난해 부품소재 대일 적자 증가는 16억달러에 달하는 전자부품의 수출 순감소와 14억달러 규모의 철강 수입 순증가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며 “적극적인 대일 역조 개선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2012년부터 상당폭 적자가 잡히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5일 지식경제부·종합상사·경제연구소 등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대일 역조 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22일쯤에는 일본 수출기업 CEO포럼을 열어 대 일본 수출 확대 전략을 공유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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