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자가전기통신설비(이하 자가통신망)가 국가 정보통신망의 효율화를 가로 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자가망·사업자망(통신사업자 임차망) 혼용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u시티 자가망 구축 문제는 u시티가 세간의 관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3∼4년 전부터 구 정보통신부와 구 건설교통부가 u시티법 규정을 놓고 첨예하기 대립했던 사안으로, 여전히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한 상태다.
u시티법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u시티법을 통과시키면서, 지자체의 자가망 구축 허용 및 권장을 법률안에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피해갔다.
자가망이란 지자체가 소유권을 갖고 직접 구축해 관리하는 통신망을 의미하며, 사업자망이란 사업자가 소유권을 갖고 서비스별로 과금해 일반인들을 유치하는 형태의 통신망이다.
따라서 자가망·사업자망 혼용모델이란 각 지자체별로 이미 사업자망 인프라가 깔려있는 자원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 외 새롭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부분만을 자가망으로 구축하는 형태를 말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혼용모델을 활용할 경우 중복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절감한 투자비를 향후유지보수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미 어느정도 인프라가 갖춰진 구도심의 u시티화에는 매우 효과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u시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망사업자들이 내부적으로는 이같은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것으로 알고있다”며 “일단 선도업체가 혼용모델을 구체화하면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u시티 자가망 구축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자가망을 깔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비용절감효과를 볼 수 있으나, 6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용이 더 발생할 뿐 아니라, 국가전체로볼때 정보통신망의 효율적 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도입 비용은 낮지만, 유지보수가 어려워 노후에 따른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경우 뭉칫돈이 들어가 결국은 지자체 및 주민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실제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동탄 u시티 자가통신망 구축 비용·편익 분석’ 보고서를 통해 명목가치 기준으로 향후 10년 동안 자가통신망을 운용하면 102억3000만원, 통신사업자로부터 망을 임차(사업자망)하면 78억70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국가 정보통신망 소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자가통신망은 국가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중복 투자 논란 등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체계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결정도 필요한 만큼, 각 주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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