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인수팀, 미 디지털TV 전환 연기 촉구

 내달 17일로 예정된 미국의 전면 디지털TV 전환 일정이 순연할 전망이다.

 주요 외신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의회에 디지털TV 전환 시기를 늦춰달라고 공식 요청을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최근 미 정부의 관련 예산 부족으로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컨버터 박스 보급이 차질을 빚는 등 준비 작업이 미흡한 데 따른 것이다. 본지 1월 6일자 3면 참조

 인수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의회가 지난 2005년 마련한 디지털 전환 관련법을 손질해 일정 기간 여유를 두고 이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권 인수팀의 존 포데스타 공동위원장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의 컨버터 박스 보조금이 모자라 2월 17일 전면 전환에는 문제가 있다”며 시한 연장을 촉구했다. 미 정부는 디지털 방송 조기 전환을 위해 13억4000만달러의 예산을 확보해 장당 40달러짜리 디지털 컨버터 구매 쿠폰을 지급해왔으나 예상보다 신청이 몰리면서 예산이 바닥났다. 정권인수팀은 “오바마 당선인의 경제 회생책에 디지털 전환을 위한 추가 예산을 할당하는 방안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 전체 가구의 6.8%에 달하는 780만가구가 아날로그TV 시청자다. 이들은 컨버터 박스가 없으면 디지털TV 전환 이후에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 인수팀의 이러한 방침에 ABC·NBC 등 주요 방송사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NBC는 “정부의 행보가 신중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나온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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