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밝은 웃음 사랑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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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체국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구의 권유로 헌혈을 처음 하게 됐다. 처음 헌혈할 때는 기분도 이상하고 괜히 내 몸 어딘가가 텅 비는 것 같기도 하고 머리도 어지러운 것 같아 헌혈을 계속 해야 하나 반신반의했었는데, 한두 번 더 할수록 몸이 더욱 가벼워진 것 같고 활력이 솟는 듯했다.

 우체국 집배원으로 배달 업무를 하며 지역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시골에 홀로 살고 있는 독거노인과 장애인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매일 쓸쓸하게 집에만 있는 이들의 외로운 처지를 볼 때마다 마음 아프고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지만 시골 작은 우체국 집배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기로 마음먹고 지역에 있는 지체장애인들 모여 사는 ‘빛고을 공동체’를 매주 방문해서 몸이 불편한 이들의 목욕을 시켜주고, 주위환경 청소를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혼자 했지만 지금은 가족을 동반한다. 정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거리감을 느꼈던 아이들도 이제는 옆에 가서 밥도 같이 먹고 장난도 치면서 참 편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부끄럽지만 내가 매년 명절 때 찾아뵙는 부모가 세 분이 더 계시다. 내가 배달하는 지역에 외롭게 살고 있는 독거노인 세 분을 명절이면 작은 선물을 준비해서 찾아가고 있다. 다른 집은 자녀들로 북적일 때 쓸쓸히 맞는 명절에 내가 찾아가면 눈물을 보이신다.

 이번 헌혈 유공장 금장을 받으러 갔을 때 지금까지 100회를 넘게 헌혈을 하는 사람도 많아서 겨우 52회 헌혈을 한 내가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이 그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모두가 여러운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한 해를 마감했으면 한다.

 김신석 담양우체국 집배원 kss47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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