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체내 면역계 신호를 가로채고, 면역계 신호가 암세포 전이를 돕는 것을 한·미 공동연구진이 밝혀냈다.
김영준 건국대 교수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마이클 카린 교수와 김선화 박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성숙한 암세포가 면역계를 교란시키는 과정과 어떻게 암세포 전이에 관여하는 지를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지금까지 암 발생과 증폭 과정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됐으나 암 전이과정은 복잡한 단계들이 결합해 있어 자세한 메커니즘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암세포가 만들어낸 단백질이 면역성 세포들을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면역성 세포들이 암세포 전이와 성장을 유도하는 과정을 제시했다. 연구결과 성숙한 폐암 세포는 ‘베르시칸(versican)’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하고, 이 단백질이 면역성 세포인 대식세포(macrophage)와 염증 관련 신호전달 물질인 ‘톨 유사 수용체 2(TLR2)’ 등을 활성화해 골수에서 종양괴사인자-α(TNF-α)가 생성되도록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골수성 세포에서 생성되는 TNF-α는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것을 돕고, 그 과정이 TLR2의 신호전달을 통해 이뤄졌다.
즉 폐암 세포 등에서 생성된 베르시칸이라는 단백질이 TNF-α 등 면역성 세포가 만들어지게 함으로써 폐암 세포의 전이 및 증식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김영준 건국대 교수는 “이 연구는 암 전이과정이 TLR2의 신호전달에 의해 매개된다는 사실과 베르시칸이 중요한 매개 인자라는 것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며 “폐암 등 암환자에서 수술 후 재발 또는 전이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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