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똑똑함, 알뜰함에 귀가 `솔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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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화(VoIP)가 폭발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 시행 이후 불과 나흘 만에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신청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신청자가 10만명을 넘는 등 고공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070’ 식별번호가 아닌 기존의 집 전화번호를 쓰면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인터넷전화가 빠른 속도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 시행 이전에도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꾸준하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인터넷전화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세기 말 인터넷을 통해 음성통화가 가능한 인터넷전화 기술이 구현된 지 10여년 만에 본격적인 인터넷전화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빠른 속도로 유선전화를 대체하고 있는 인터넷전화의 최대 매력은 기존 유선전화(PSTN)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이다.

 기본요금은 물론이고 시내전화·시외전화·국제전화·이동전화(LM) 예외가 없다. 인터넷전화 가입자 간 통화는 무료다.

 인터넷전화 기본요금은 기존 유선전화와 비교, 최고 62%가량 저렴하다.

 시내전화 요금은 비슷하지만 시외전화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최고 85%나 저렴하다.

 KT 유선전화는 10초당 14.5원(3분당 261원)이지만 인터넷전화는 3분에 39원이면 충분하다. 국제전화도 주요 20개국이 1분당 50∼60원 수준인 반면에 일반전화는 282∼1008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도 20∼50% 저렴하다.

 인터넷전화의 또 다른 장점은 단문메시지(SMS)와 발신자번호표시, 생활정보 검색, 금융, 영상통화, 인터넷쇼핑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KT 경영연구소는 ‘2009년 방송통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09년에는 본격적인 인터넷전화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KT경영연구소는 2008년 인터넷전화 시장이 2100억원에서 2009년에는 600억원 증가한 27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로 오는 2009년과 2010년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에서 비롯된 결과다.

 가정 전화뿐만 아니라 기업 전화 대체 압력도 가중돼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의 대체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로 인한 요금절감 욕구와 맞물려 저렴한 인터넷전화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터넷전화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한 사업자 간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6월 기간통신사업자 최초로 인터넷집전화 ‘myLG070’을 출시한 LG데이콤을 비롯, SK브로드밴드와 삼성네트웍스는 물론이고 케이블TV 사업자 진영의 한국케이블텔레콤(KCT)도 인터넷전화 ‘맹주’를 향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맞서 유선전화 시장지배적 사업자 KT도 인터넷전화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PSTN 사업자와 인터넷전화 사업자 간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의 수위와 폭이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대대적인 공세에 KT가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기존 유선전화 시장의 경쟁 구도 또한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디자인과 통화품질 보장, 다양한 부가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전화 전용 단말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인터넷전화 단말은 초고속인터넷에 접속, 무선 전화가 가능한 무선 와이파이(WiFi)폰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와이파이 폰은 가정 내 초고속인터넷에 무선 공유기(AP)를 연결, 집안에서 이동하며 자유롭게 통화가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무선랜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도 연결이 가능해 필요할 때에 휴대해 쓸 수도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 사업자 간 고조되는 단말 확보 경쟁으로 단말 제조기업이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릴 정도다.

 인터넷전화가 단말 및 소프트웨어 등 후방 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초고속인터넷이 중심이었던 결합상품의 중심 축이 새해에는 인터넷전화로 변경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 진영은 초고속인터넷과 IPTV에 인터넷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을 내놓고 탐색전을 시작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08년은 인터넷전화의 원년으로 기록해야 하느냐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인터넷전화 저변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전체 PSTN 가입자 규모와 비교하면 인터넷전화 가입자 규모는 아직도 절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인터넷전화 사업자는 가입자 증가 추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수익 모델로,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기초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자신감이 넘친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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