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사양산업이라며 PC 사업 부문을 중국 기업에 팔아버렸다. 낮은 가격과 공급망을 자랑했던 델도 영업이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독 HP PC 사업 부문만 승승장구한다. 성장률이 두 자릿수 대다. 연매출 420억달러다. 최악의 경기 속에서도 HP가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PC 사업부의 성공을 꼽는다. 이 사업부를 이끄는 수장은 팜(Palm) CEO 출신인 토드 브래들리. 비즈니스위크는 HP PC사업부의 비밀을 ‘브래들리 효과(Bradley Effect)’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게임의 법칙을 바꿔라=브래들리 수석 부사장이 HP에 합류할 때 업계에는 ‘PC는 안된다’는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IBM의 PC 사업부 매각이 열등감을 부채질했다. 브래들리는 최대한 낮은 가격에 ‘박스(하드웨어)’를 판다고 생각하면, 델과의 피를 튀기는 전쟁은 피할 길이 없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PC업계가 어려운 것은 혁신 업무를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양도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와우(WoW!)’”라고 말했다. 디자인 감각이 돋보이는 PC,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 캠페인이 쏟아졌다. 힙합 스타와 테니스 스타가 광고를 통해 HP PC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부품 비용을 예상하고 장기 협상 테이블에 앉아라=외적인 전략만 바꾼 게 아니다. 사업부 운영 방식도 통째로 바뀌었다. 예전엔 HP PC부품을 살 때 현물가로 구매했다. 이젠 HP 연구 센터에서 부품 가격을 예측한다. 이 예측치를 바탕으로 부품업체와 단가를 협상해 장기 계약한다. 적어도 비용 20%를 절감할 수 있다. 이것이 디자인과 가격 모두를 잡은 비결이다.
◇혁신과 가격의 절묘한 균형=돈을 들여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인가, 개발비를 아껴 제품 가격을 낮출 것인가. 브래들리는 풀리지 않는 숙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바로 연구개발(R&D)과 마진을 연동시킨 것이다. 제품 마진이 높으면 각종 혁신적인 기술들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마진이 낮은 제품은 아예 기능을 뺐다. 덕분에 업계 최초의 터치스크린 올인원 데스크톱, 2000달러가 넘는 노트북PC ‘터치스마트PC’ 등이 나왔다. 이는 시장 선점으로 이어졌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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