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금융위기와 IT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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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로 전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종래 튼튼해 보였던 선진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제조업체도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유통회사가 파산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위기가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전 세계가 유동성 위축으로 소비와 투자가 줄어 중소기업 도산과 실업 발생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까지 이를지 알 수 없어 더욱 불안한 형편이다. 세계 주요국가 정부는 대량의 유동성 공급을 통해 소비와 투자 위축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관련 중소기업 도산과 실업 발생을 막기 위해 일부 대기업에 대한 직접지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경기 진작과 실업 감소를 위해 금융 대책과 재정 대책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기 침체와 실업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T 산업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은 예외가 아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요 위축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재 분야는 더욱 어려울 것이고, 수요 위축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생활필수품 분야는 그나마 사정이 괜찮을 것이다. IT 수출은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나 그래도 IT 산업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많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경제가 어려우면 각국 정부는 보호주의 경향을 띠기 쉬워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으므로 정부는 통상교섭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다. IT 수출은 현지 통신서비스업체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수 의존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정보화 투자와 연관성이 큰 장비와 소프트웨어 분야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업의 정보화 투자 촉진과 정부의 공공 부문 정보화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정부 투자가 축소되고 있어 염려스럽다.

 경제 위기 발생 원인으로 금융기관들의 무책임한 리스크 관리를 들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미국 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거론한다. 미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채 차입을 통해 지나치게 소비를 늘려왔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관리를 통해 위기 관리를 해나간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불황과 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경제 위기를 겪고 나면 경쟁력 있는 국가와 경쟁력 없는 국가의 차이가 확연할 것으로 전자는 경제 위기 이후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 것이고 후자는 주저앉게 될 것이다.

 미국 일각에서는 해외 아웃소싱에 대해 비판하면서 근본적인 국가 경쟁력 강화에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면서 한편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을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GNI) 4만달러를 달성할 수 없다. 노동 집약적 산업보다도 기술 집약적, 지식 집약적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IT 산업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해나가고 경제 위기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갈 기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원식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wskimmic@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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