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원 수 줄이고 집단휴가

 반도체 업체들이 임원 감축, 희망 퇴직, 무급 휴가 등 강도높은 자구 노력에 들어간다.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사실상의 감산 효과가 기대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노동조합과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원 수 감축, 희망퇴직, 무급휴가 등을 골자로 하는 인력 조정에 합의했다고 7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임원진의 30%를 감축하고 임금도 CEO 30%, 임원 10∼20%씩 삭감하기로 했다. 10년∼15년간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자에겐 500∼1000%의 위로금를 지급한다.

 하이닉스는 또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집단 휴가를 실시한다. 내년 1월부터 4월에 걸쳐 2주씩 무급 휴직을 주기로 했다. 4개월 동안 반도체 생산 라인엔 70%의 인력만 운용한다. 실질적인 감산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15% 이상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쓰는 무급 휴가인 ‘재충전(리프레시) 휴가’의 사용을 권장했다. 삼성전자가 통상 징검다리 연휴 때 권장한 ‘리프레시 휴가’를 연말에 쓰라고 한 것은 반도체 생산라인을 100% 가동해도 매출 발생이 쉽지 않을 정도로 세계 실물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후엔 더욱 그렇다. 주요 고객들이 이날을 앞뒤로 휴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반도체를 찍어내도 팔 곳이 마땅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D램 반도체 생산 목표치 100% 달성에서 90%대 달성으로 수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 리프레시 휴가를 쓰려해도 눈치를 보게 마련이어서 불황 속에 열심히 일한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리프레시 휴가 소진을 적극 권유했다”라면서 “리프레시 휴가 사용 권장과 반도체 감산은 별개 문제”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한편, 일본 도시바는 시황 악화에 굴복, 지난 5일 감원과 조업단축을 발표했다. 오는 27일부터 내년 1월 4일 요카이치와 오이타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며 800여명의 정규 근로자를 감원한다. 도시바의 반도체 생산 중단은 200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독일의 D램 반도체 제조업체 키몬다는 내년 초 현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 보도도 잇따랐다. 대만 업체인 파워칩·난야도 시황 악화로 적지 않은 경영난에 봉착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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