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다릅니다. 고객이 다릅니다. 그래서 신선합니다.”
30년 9개월 동안 ‘은행원’으로 살아오다 지난달 기은캐피탈 대표로 자리를 옮긴 현병택 사장(54)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평이다.
그의 이같은 말은 ‘제대로 뛰어보고 싶다’ ‘크게 한번 벌려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로도 들렸다. 현 사장은 “은행이 전통적인 금융기법으로 접근한다면 캐피탈산업은 보다 다이내믹한 것을 요구한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양한 시장과 상품을 공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 사장은 기업은행 재직 당시 기획력 하나만은 알아줬다. 메모 습관에서 발휘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후배 직원들에게 감탄의 대상이었다. 그는 그런 과거 행적에 대해 ‘결코 아니다’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이곳에서 펼칠 새로운 사업에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업무에 대해서는 기업은행과 ‘커플링’을 강조하며, 어려울수록 ‘공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역설했다.
“금융권 모두가 어렵듯이 캐피탈도 여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비올 때 고객의 우산을 빼앗아선 절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3000여 고객 가운데 분류를 할 것입니다. 디폴트 가능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 수 있는 기업, 살만한 기업은 더 도와줄 것입니다. 특히 신기술 벤처기업의 경우 지원을 늘려, 성공적으로 기업공개에까지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이같은 계획을 은행권의 ‘패스트트랙’을 인용, ‘골드트랙’이라고 명명했다.
은행 재직시절부터 몸에 베인 중소기업 챙기기는 그의 말 여기저기에서 묻어났다. 최근 부임 후 직접 1000개 시계를 제작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고객사를 더 찾아 분발하도록 하겠다는 것.
“힘들수록 기업에 1분 1초가 더 중요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힘내서 분초를 아껴 일을 해야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이 선물을 통해 한번 더 고객을 찾겠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는 “돈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있는 사람은 어려울 때를 ‘돈 벌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없는 사람은 막연히 ‘위기’로 본다”면서 “고객사들에 지금이 위기이면서도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사장은 최근 임금협상에서 직원들이 회사에 일임한 것에 무척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장 취임과 맞물려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직원들도 최근 경기 상황을 통감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직원들에게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나를 믿어준 직원들과 함께 고객사인 중소기업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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