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용/글로벌리포트 3면/가상화의 새로운 이슈, 데스크톱 가상화

 하현정 한국IDC 컨설팅그룹 선임연구원 jha@idc.com



각종 IT 시장조사기관에서 2009년 가장 주목받을 이슈로 가상화를 거론하고 있다. 그것은 최근의 경제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초래된 글로벌 경제침체의 상황 속에서 각 기업들은 전사적으로 비용절감과 IT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이를 위해 가상화 기술이 최적의 대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상화가 그린 IT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받으면서 가상화 기술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의 영역도 초기에는 서버 가상화, 스토리지 가상화 중심이었던 것이 네트워크 가상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그리고 최근에는 데스크톱 가상화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클라이언트 IT 환경에서 특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데스크톱 가상화’라 할 수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를 간단히 정의하면 최종 사용자의 물리적인 PC로부터 운용체계, 애플리케이션 등을 분리해 데이터센터에 설치한 후 가상의 데스크톱을 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용자는 개별 데스크톱을 보유하지 않고 신 클라이언트 같은 로컬 디바이스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해 데이터나 운용체계,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게 된다. 모든 데이터와 리소스는 중앙 집중화되고 최종 사용자는 일종의 서비스 형태로 완벽한 데스크톱 기능을 제공받게 된다.



#핵심 차별점으로 부각된 보안 기능

국내에서도 데스크톱 가상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월 국내 닷컴기업의 2009년 IT 투자 전망에 대한 IDC 보고서를 살펴보면 ‘보안’과 ‘가상화’가 국내 온라인업체들의 핫이슈로 대두됐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소수긴 했으나 몇몇 포털과 온라인게임업체에서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닷컴기업들이 데스크톱 가상화에 관심을 가졌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보안문제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경제문제로 인해 최근 관심이 퇴색된 감이 있으나 2008년은 연초부터 온라인 쇼핑몰, 인터넷 포털, 정유업체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고, 이 때문에 개인정보 관련 법령 제정이 급물살을 타기도 했던 한 해였다.

 아무리 많은 보안 솔루션을 설치하고, 내부교육으로 직원의 윤리의식을 강화한다고 해도 수많은 개별 PC에 분산 축적돼 있는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한곳에 집중시키고, 중앙에서 관리한다는 개념의 데스크톱 가상화는 내부로부터의 고의적 정보유출과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IT 관계자는 데스크톱 가상화의 초기 도입이 중요 정보 보유량이 많고, 정보보안에 기업의 사활이 걸린 업체들, 예를 들어 금융기관, 공공기관, 온라인업체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아직 국내외적으로 신기술로서 소개되는 단계일 뿐 실제로 도입된 사례는 많지 않다. IDC는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를 둔 COCC라는 회사를 대상으로 케이스 스터디를 시행한 바 있다.

 COCC는 지역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을 위한 데이터 프로세싱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금융기관의 재정정보나 개인정보를 다룰 기회가 많은 회사다.

COCC가 데스크톱 가상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최근 국내업체들이 당면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보안 이슈였다. 금융업체를 고객으로 둔 COCC에게 고객으로부터 제공되는 정보의 안전한 관리는 자사의 신용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요 동인은 오일 가격 상승과 저탄소 배출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대두된 에너지 절약의 시급성이었다.



#실질적인 TCO 절감 효과

그렇다면 COCC가 데스트톱 가상화로 얻은 효과는 무엇일까.

첫째, 실질적인 에너지 비용절감 효과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오일 가격 상승과 그린 IT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COCC는 신 클라이언트를 이용한 데스크톱 가상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3분의 2가량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연말까지 전체 PC의 50%, 내년에는 80%까지 가상화 도입 비중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둘째, 보안과 컴플라이언스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가상화를 통해 정보관리의 일원화된 채널을 만들어 정보 안정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고, 회계감사도 과거보다 진행이 원활해졌다.

셋째, 비즈니스 연속성의 향상이다. 가상화 도입 전에는 재해 시 PC 한 대를 복구하는 데 평균 1시간가량을 소요했으나, 도입 후 수백대의 PC나 서버를 한번에 복구할 수 있게 됐고, 재해상황에 대해 거의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졌다. 애플리케이션이나 패치의 설치 및 업그레이드에 2일 정도 소요됐던 것도 지금은 15분 만에 끝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넷째, 하드웨어 사용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게 됐다.

 COCC는 일반적으로 3∼5년마다 PC를 교체하고 있었으나 가상화 환경에서는 워크스테이션이 다소 노후되더라도 중앙에서 최신 데스크톱 성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워크스테이션 수명을 2∼3년까지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OCC의 사례는 앞으로 생겨날 많은 사례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자사의 업무성격과 데스크톱 가상화의 핵심적인 차별점을 잘 분석해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스크톱 가상화가 모든 형태의 비즈니스에 적절한 방법이라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며,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 풀어야 할 난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표준화된만큼 강제적인 컴퓨팅 환경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심리적 반발, 개별 PC 아키텍처로부터 중앙 가상화 데스크톱으로의 대규모 마이크레이션으로 발생하는 스토리지, 서버, OS 등의 초기 투자비, 그래픽 같은 대용량 데이터 전송 시 속도가 느려지는 퍼포먼스 문제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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