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디오 회견을 가졌다. 비디오 회견이라는 독특한 뉴스 전달 방법을 택해 비디오로 녹화한 동영상과 음성을 유튜브에 올림으로써 전 세계에서 누구나 유튜브에 들어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번 오바마 당선인의 비디오 회견은 대통령 회견으로서 세계 최초의 유튜브 회견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지난 10여년간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 사이 웹2.0 출현과 더불어 개인의 생활과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예를 크게 세 가지 들면, 첫째는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이고, 둘째는 대량협업(mass collaboration)이며, 셋째는 사업지능(business intelligence)의 개발이다.
먼저 소셜 네트워킹이 우리 생활을 바꾸는 모습은 단순히 인터넷에 의한 정보교환 차원을 넘어선다. 사이버 세상에서 공동체를 형성, 매일의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있다. 좋은 예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싸이월드가 일촌이라는 친척관계를 설정해 새로운 사이버 가족체계를 이루더니, 이런 사이버 공동체의 개념이 미국에서는 마이스페이스 등의 개방형 공동체로 발전, 전 세계 몇 억명의 인구가 가입하는 새로운 가상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사이버 세상에서 가상현실의 생활을 그려보는 세컨드라이프라는 공동체도 수천명의 가입자에 의해 영위되고 있다.
두 번째 대량협업 현상은 소셜 네트워킹 발전과 더불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소셜 네트워킹과는 다른 소프트웨어들이 대량협업을 위해 개발되면서 웹2.0의 대표적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가장 좋은 예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다. 위키(wiki)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누구든지 인터넷상의 백과사전에 자기의 지식을 올릴 수 있고, 또 전 세계에서 누구든지 위키피디아에 들어가 필요한 지식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협업의 특징은 전 세계 누구든지 지식생산에 참여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개방돼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대량협업이 기업경영에 도입돼 보잉 비행기회사의 생산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으며 스와치라는 스위스 시계회사 디자인도 전 세계에서 누구든지 설계해 제출하고 그중에서 선택된 것이 스와치 시계로 전 세계에 출하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생산 및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서 광고 분야에까지 누구든지 참여하고 누구든지 성공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가상현실에서 경영의 진수를 찾을 수 있는 세계로 변하고 있다.
끝으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생성되고 축적된 자료를 분석해 얻는 사업지능은 기업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경제학자나 수학자와 통계학자가 엄청나게 쌓인 자료에 관해 분석모형을 수립해 얻은 결과를 기업에 새로운 지식으로 제공, ‘미래를 과거화하는’ 지능으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마치 주역을 해석해 미래의 운명을 내다보듯이, 축적되고 새롭게 쌓이는 자료를 분석해 미래를 내다보는 지능을 기업이 보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보통신기술이 ‘미래가 지금이다’는 세상으로 바꾸고 있다고 했는데, 이제는 이들 기술이 ‘미래를 과거화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학술원 회원 skwa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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