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FL 업계, `불황속 고속성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CCFL 업체 실적 추이

 LCD 패널 핵심 부품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업계가 최근 불황의 파고를 넘어 황금기를 구가했다. 하반기 이후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대기업들의 판가 인하 영향에 가뜩이나 열악한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특히 엔고 현상 덕분에 일본 수입 물량이 줄고 국산 CCFL 채택 비중이 올 들어 절반을 넘어서는가 하면, 후발주자인 우리ETI가 전통적인 강자인 금호전기의 아성을 넘어 역대 처음 국내 시장을 석권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의 국산 CCFL 채택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리ETI·금호전기·희성전자 등 국내 CCFL 업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독식했던 CCFL 시장이지만, 꾸준히 축적한 기술력과 양산 능력 덕분에 올 들어 뚜렷한 신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LCD 패널업체들이 대일 수입의존도를 일제히 낮춘 영향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주요 CCFL 협력사인 우리ETI(대표 윤철주)가 후발 주자의 열세를 극복하고 국내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ETI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565억원과 영업이익 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각각 1.62%, 10.23% 증가했고, 이익율은 국내 부품·소재 업계중 최고 수준인 17%대다. 더욱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85억원으로 올해 연간 매출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CCFL 단일 부품으로 연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린 업체가 등장하는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국내 CCFL 시장의 터줏대감이자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인 금호전기(대표 박명구)는 지난 2분기까지 다소 부진했으나, 3분기 실적은 다시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금호전기 CCFL 사업부는 3분기 매출액은 44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30%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예측 출하량도 5480만개로 2분기 3890만개보다 150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호전기는 CCFL 사업서만 3분기 누적 1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후발 주자로 뛰어든 희성전자(대표 류철곤)와 한솔LCD(대표 김치우) 등 백라이트유닛(BLU) 업체들도 자체 생산하는 CCFL 내재화 비중을 점차 높이는 추세다. 한 BLU 업계 관계자는 “CCFL은 전체 BLU 원가의 20∼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라며 “부품·소재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CCFL 국산화는 확실히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발광다이오드(LED)가 차세대 BLU 광원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CCFL도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원가 경쟁력과 초박형 기술을 앞세워 앞으로도 상당기간 시장에서 공존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