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99개국 대표 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UN 산하의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서 주최한 세계 전기통신표준화총회(World Telecommunication Standardization Assembly 08)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 앞으로 4년간 운영될 전기통신표준화자문반(TSAG), 표준화위원회(Study Group), 지역요금그룹(TAS)의 조직개편과 의장단 선출도 함께 진행됐다. 세계 표준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조직인 표준화위원회는 10개로 정비됐는데 이 중 통신요금을 다루는 SG3에서 박기식 ETRI 박사가, 차세대 통신망을 다루는 SG13에서 이재섭 ETRI 박사가 의장으로 선출됐고 기타 SG에서 6명의 우리나라 대표가 부의장에 선출됐다. 또 지역요금그룹에서도 이병남 ETRI 박사가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의장단 규모로 본다면 세계 최대의 전기통신 표준화의 리더가 됐다고 자부할 만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표준화위원회(SG)에서 2명이 의장으로 있는 국가는 일본과 프랑스뿐이며 미국·러시아·중국·영국·캐나다가 각 1명만의 의장직을 수행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1954년 국제전기통신연합에 가입한 이후 최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고 우리 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기술수준에 대한 인정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십년 동안 표준화 활동에 참여해 우리나라의 실력을 보여주고 지도력을 발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묵묵히 국제표준화 활동에 헌신적으로 노력해 온 관계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함께 위축돼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올라 1인당 GNI가 다시 2만달러 이하로 내려앉게 됐으며 1인당 GNI 4만달러가 돼 잘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한층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우리나라가 경쟁우위를 가진 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통신은 우리나라가 경쟁우위를 가진 분야 중 하나다.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발전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나타내고 우리나라의 경험을 나누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IT강국이라고 자부해 왔다. 이번 세계 전기통신표준화총회에서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위상이 잘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하지만 인적자원은 풍부하다는 우리나라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한 번 경쟁우위를 잃게 되면 이를 다시 찾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정보통신이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최근 어려운 상황에서 정보통신 분야는 현재와 같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세계표준화총회의 결과에 자만하지 말고 우리의 실력을 닦고 세계 표준화 활동을 이끌어 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더욱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함께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원식 정보통신기술협회장 wskimmic@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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