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괴로워하는 학생, 번잡한 출근길 도로에서 중심을 잃고 있는 샐러리맨, 생활고에 찌들린 주부. 우리는 군중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지만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길거리, 사무실, 쇼핑센터, 운동장 등에서 수많은 사람을 접하지만 그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어둠이 자욱하게 깔린 늦은 밤 한 여성이 자신을 따라오는 남자의 발걸음에 가슴을 졸인다. 두려운 마음이 증폭돼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 급히 초인종을 누르지만 어느새 이 남자가 등 뒤로 다가왔다. 절망적인 상황에 여성은 눈을 지그시 감지만 이 남자는 태연하게 옆집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 단편적인 일화지만 이런 모습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사람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외감을 달래기 위해 여러 가지 동호회 활동을 하지만 정작 자신과 가까이 생활하는 직장 동료, 이웃과는 소원하다. 먼저 소리 내어 인사해 보라. 소외감과 두려움이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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