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힘드시죠?”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루스벨트식 첫 ‘노변담화’는 경제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 30분 첫 ‘라디오 대화’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의 흑자도산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어린 시절 ‘수위’였던 아버지의 실직과 고통, 석유파동 당시 기업인으로서 경험했던 일을 곁들이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참여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한 개의 중소기업이라도 무너지면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IMF위기 때 부도기업이 5만8000개였고 실업자 수가 무려 149만명에 달한 그 고통을 우리는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기업이 흑자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게 평소의 소신”이라며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성장률을 미국이 0.1%, 유럽이 0.6% , 일본도 0.5% 등 선진국들이 모두 0%대로 잡고 있는데, 우리도 내년까지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외환보유고는 2400억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 돈도 모두 즉시 쓸 수 있는 돈으로 금년 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보다 20% 이상 많은 수출을 해서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기국회에서 경제 관련 약 600여 개의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국회에 부탁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유수입액이 600억달러에서 올해는 약 1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에너지 절약과 국내 소비 촉진을 통해 100억달러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적자를 극복해 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방송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연설은 아날로그 화법으로 IT시대의 감성을 어루만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지나치게 사소한 부문을 챙긴다’는 지적에 대해 “(지도자론은) 큰 틀만 짚는 ‘교장선생님론’과 국정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교감선생님론’이 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등)과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지도자는 주로 교감형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상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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