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한의 일자리 창출하는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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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권표/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 투자지원팀장 hkp123@unikorea.go.kr

 

 모 국회의원실에서 ‘북한 경제자유구역 설치 시 국내 경제자유구역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문의해 온 적이 있다. 질문 의도는 북한에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를 조성하면 남한 지역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할 기업이 개성공단으로 투자를 하게 돼 남한지역 경제자유구역 기업유치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북한진출 기업의 임금경쟁력 등으로 남한지역 업체가 시장 경쟁에서 밀려 행여 남한 주민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닌지를 우려한 것 같다. 사실 일부 경제 전문가들 중에도 개성공단이 확대 발전되면 그러한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일부 북한 전문가는 개성공단에 노동집약적 산업만 입주할 것이 아니라 첨단산업도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주장에는 각자 나름대로 논거가 있다. 개성공단 관련업무를 직접 주관하는 나의 시각에서 보면 개성공단은 남한 경제자유구역에 전혀 부정적이지 않다. 또 남한의 일자리를 잠식하기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국내 경제자유구역은 국내 일반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술, 생명공학 등 기술집약도가 높은 지식기반형 첨단 기업 및 유수의 다국적 기업유치를 위해 설치한 것이다. 반면에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로 일자리가 부족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노동집약도는 높으나 기술집약도가 낮아 국내에서 제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제조업의 진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북한에도 IT분야에 우수한 인력이 많이 있어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지위가 개선되면 노동집약적 산업 외의 산업에도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되겠지만, 이러한 때에도 남한의 경제자유구역과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이 본격적으로 가동함에 따라 생산활동에 필요한 각종 원·부자재는 물론이고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소모품의 점진적인 국내 구매 증가로 국내 관련 산업에는 기존의 고용유지와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개성공단 모 섬유봉제의류 생산기업은 개성공장 생산활동을 위해 250여개의 국내기업에서 섬유류 원·부자재 등을 구매하고 있고, 모 신발제조기업은 150여개 국내기업에서 신발류 원·부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개성공단 1단계 입주완료시 약 1만3000명의 국내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 적이 있다. 이는 동남아 등 해외 투자기업이 생산제품 대부분의 원·부자재를 현지에서 구매하고 있는 것과, 개성공단 진출 섬유·신발기업 2개사가 400여개 국내기업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약 450개 기업이 본격적인 생산활동을 개시했을 때 원·부자재 국내구매 등 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로 인한 관련 산업 일자리 창출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또 개성공단에서 자동차부품이나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동 부품을 완제품 수출 기업에 경쟁력 있는 단가에 로컬 공급함으로써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성공단은 국내 경제자유구역과 경쟁관계라기보다는 국내 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양질의 중간재를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이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남한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하는 상호 시너지효과로 인해 남한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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